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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 제재 해제 후 시장 활짝 열렸지만...‘이란의 봄’ 맞이할 수 있을까?

이란, 경제 제재 해제 후 시장 활짝 열렸지만...‘이란의 봄’ 맞이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6. 09. 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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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플리커
올 1월 가해졌던 국제 사회의 제재 조치가 해제되면서 문이 활짝 열린 이란. 그러나 ‘이란의 봄’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트렌트 통신의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경제 부흥을 위해 택한 ‘특별 조치’로 6개월 내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란 국영기업의 투자를 총괄하는 만수르 모아차니 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 이사회 의장은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희망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이란 내 기업 1만 여 개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60조 리얄(약 4경 6700조 원)의 자금이 투입됐다며 “앞으로 6개월 안에 산업과 경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률도 아직은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준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이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로 전망했다. 이란의 2022년까지 경제 성장 목표는 연 8%다. 이를 위해서는 2300억 달러(약 252조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란 정부는 이 투자금을 공공부문·국부펀드의 일종인 NDFI·자본시장·민간부문·국영기업이 보유한 국내 자원·해외 자원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란 정부는 올 1월 제재조치가 해제된 후 3달 동안에만 34억 달러(약 3조 7300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날인 26일에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이란 시장에 대해 알리는 포럼이 열렸다. 아제르뉴스는 “이란 제재가 해제된지 9개월만에 열린 이 행사에서 수많은 외국 회사들이 이란의 수익성 높은 시장을 노려 몰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경제 성장을 위한 거대한 목표와 투자는 제재가 풀린 이란의 낙관적인 미래상을 보장해주는 신호로 보이지만, 외국인들의 투자 상황과 국민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제재 기간 동안 이란은 40%가 넘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당해야 했으며 실업율은 33%에 달했다. 지난 1월 제재는 해제됐지만 이란에서 사업을 하는데에는 여전히 많은 난제들이 남아 있다. 사회간접자본(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데다 인플레이션, 높은 물가상승률, 상품가격 통제로 인한 부작용, 관료주의, 신뢰할만한 시장 데이터의 부족 등이 장애물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는 이란의 심각한 인권문제로 인한 자국 내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이란은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6 기업하기 좋은 국가 지수’ 순위에서 189개국 중 118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제재 조치 해제 이후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제재로 인해 해외에 동결돼 있던 1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풀린데다 정부의 조세 수입도 크게 증가하면서 이란의 형편은 좋아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루하니 대통령이 제재 종료 직후 공언한 ‘장밋빛’ 약속들이 하나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서 이란 국민들이 체감할만한 변화는 거의 없다.

미국 매체 아메리칸 싱커는 제재 해제 이후 이란 정부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부는 사회간접자본·사회 개혁·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빈곤률은 증가했으며 이란인의 3분의 1 가량이 현재 빈곤선(적절한 생활수준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소득 수준)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 문제도 심각하다. 특히 제재 해제 이후 정치적 탄압과 종교적 차별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인권단체들은 밝혔다. 이슬람교를 배교(背敎)할 경우 그 처벌은 사형이다. 문화적 반체제 인사, 예술가, 동성애자 등도 대부분의 경우 사형에 처해진다. 나이대를 불문하고 이란 내 모든 여성은 히잡을 착용해야 하며, 착용하지 않을 경우 가혹한 처벌이 기다리고 있다. 정치범에 대한 대량 살상도 다시 시작됐다. 이들은 변호사도 선임하지 못한 채 법정에 서거나, 심지어는 제대로 된 재판과정도 없이 바로 처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이란의 봄’은 희망적이다. 젊은 노동인구와 풍부한 에너지 자원은 강점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롤랜드 버거의 산티아고 카스티요 중동 지사장은 “이란에는 젊고 영특한, 잘 훈련된 인력이 많다”면서 “광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에너지 사용 비용이 매우 낮은 것도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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