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빅딜은 없었다. 엔터업계 전반이 흔들릴 정도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둘을 합치면 시가총액이 11조원에 육박한다. 하이브는 최근 이수만 에스엠 대주주 겸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8.54% 중 14.8%(4228억원)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다음달 1일까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공개 매수(12만원)도 진행한다. 공개 매수에 성공하면 최대 40% 지분을 확보할수 있다.이 총괄의 나머지 지분(약 3%)도 풋옵션 계약을 맺어 총 43%까지 늘릴 여지를 남겼다.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를 두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경영권 분쟁에서 위기를 맞은 이 총괄이 하이브를 구원투수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뒷얘기도 나온다. 하이브는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향후 에스엠의 경영진 구성을 놓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에스엠을 둘러싼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특히 이 총괄이 에스엠 수익을 독식하고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상황은 숱한 불만을 키워왔다. 소액주주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건 당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 이 총괄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문제 삼은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소액주주로선 이번 사태가 기업 이익이 개선되고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하이브든 카카오든 지분경쟁으로 주가가 오르면 반가운 일이다. 한달후 주총에선 에스엠의 현 경영진과 하이브 측이 새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카카오가 참전할지는 미지수다. 하이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해야 하는데,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에스엠은 1% 미만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 비중이 60%를 넘는다. 이 가운데 많은 수가 팬들이다. 소녀시대를 사랑했고, H.O.T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다. 지금의 에스엠을 만들어 준 팬들을 대주주는 소홀히 해 왔다. 이제라도 명심하길 바란다. 팬 없는 스타 없고 스타 없는 기획사는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