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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봄 향기 물씬...방방곡곡 꽃축제 ‘활짝’

[여행] 봄 향기 물씬...방방곡곡 꽃축제 ‘활짝’

기사승인 2023. 03. 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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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반곡마을
구례 산동면 반곡마을. 매년 봄이면 샛노랏 산수유꽃이 지천으로 핀다.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꽃축제가 다시 열린다./ 김성환 기자
참 오랜만이다. 꽃이 반가운 홀가분한 봄. 느닷없이 침투한 바이러스 여파로 애를 먹었던 꽃구경이었다. 방방곡곡서 봄을 알리는 꽃축제가 마침내 제대로 열린다. 코끝을 간질이는 꽃향기가 이토록 그리웠나. 4년만의 꽃마중에 가슴이 뛴다.

광양청매실농원
매화가 만발한 광양 청매실농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 전남 광양매화축제·구례산수유꽃축제

섬진강변 꽃축제는 '봄마중 1번지'로 꼽힌다. 매화축제, 산수유꽃축제 시작됐으니 섬진강에 봄이 올라탄 거다. 섬진강에 봄이 올라탔다는 것은 이 땅에 봄이 본격적으로 내려앉고 있다는 얘기.

광양매화축제가 섬징강변 다압면 일원에서 한창이다. 지난 10일 시작돼 19일까지 이어진다. 오래된 나무 한 그루에서 고고하게 피어나는 매화도 매력 있지만 군락으로 피어 꽃대궐을 이루는 풍경도 장관이다. 이거 보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아가는 곳이 청매실농원이다. '매실명인' 홍쌍리 여사가 50여 년에 걸쳐 일군 농원인데 규모가 12만평에 달한다. 산책로가 잘 조성된 데다 볼거리도 많다. 3000여 개의 독들이 늘어선 장독대, 영화 '취화선'(2002)에 나온 대나무 숲,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2007)에 등장한 초가도 있다. 섬진강 줄기를 굽어보는 전망대도 '핫 스폿'이다.

광양 윗동네인 구례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단지 일원에서는 산수유꽃축제가 진행 중이다. 이것도 19일까지. 산동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산수유 열매는 전국 생산량의 70%에 달한단다. 산수유나무가 많으니 꽃도 지천으로 핀다. 산수유꽃의 샛노란 컬러는 매화 향기만큼 오랜 여운을 남긴다.

구례 상위마을
구례 상위마을/ 김성환 기자
꽃구경 포인트는? 상위마을, 반곡마을이 꼽힌다. 상위마을은 지리산 만복대 등산로 초입에 있다. 여긴 풍광이 멋지다. 산자락에 늘어선 다랑논, 마을을 관통하는 개울, 대나무 숲과 산수유 군락이 고상하게 어우러진다. 이 그림 같은 풍경은 마을의 정자 '산유정'에서 잘 보인다. 상위마을 아래 반곡마을에선 웅장한 만복대를 배경으로 꽃잔치를 즐길 수 있다. 꽃길 따라 산책로가 잘 조성됐다. 특히 너럭바위가 펼쳐진 대평교 주변 풍경이 예쁘다.

계척마을도 기억하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수유나무가 여기 있다. 약 1000년 전 중국 산동성의 처녀가 지리산 산골로 시집을 왔다. 이때 산수유 묘목을 가져와 들머리에 심었단다. 구례군이 고증을 거쳐 '한국의 산수유 시목(始木)'으로 지정했다. '할머니나무'로도 불리는데 높이 7m, 둘레가 4.8m에 이른다. 1000년 넘은 나무라 언뜻 봐도 신령스러움이 느껴진다. 반곡마을에서 계척마을까지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

매화, 산수유꽃 떨어질라 애태우지 말자. 축제 끝나도 꽃은 조금 더 피어 있다. 게다가 이웃한 경남 하동 화개장터 일원에서 31일부터 4월 2일까지 화개장터 벚꽃축제가 예정돼 있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이어지는 6km의 '십리벚꽃길'의 '벚꽃터널'을 곧 볼 수 있다.

◇ 충남 서천 동백꽃 주꾸미축제

서천 동백꽃 주꾸미축제는 눈과 입이 즐거운 축제다. 마량포구 일원에서 18일부터 4월 2일까지 열린다. 동백은 꽃 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春栢), 추백(秋栢), 동백(冬栢)으로 불린다. 마량포구 동백나무 숲에는 춘백이 자란다. 순한 볕을 머금어서 그런지 꽃이 아주 붉다. 숲은 마을로 들어오는 강한 바람과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1540년대에 조성됐다고 전한다. 나무는 바람 때문에 키가 작고 옆으로 가지를 뻗는 것이 특징. 그래서 동백꽃 터널도 볼 수 있다. 정자 '동백정'에서 보는 해넘이도 멋지다.

'봄 주꾸미, 가을 전어'다. 3, 4월에 잡히는 암주꾸미는 알이 꽉 찬데다 살이 부드러워 별미로 꼽힌다. 마량항 일대에 횟집에서 맛볼 수 있다. 싱싱한 주꾸미 고르는 팁. 짙은 갈색 부분이 많고 움직임이 활발한 것이 신선하단다.

경화역인근
창원 진해 경화역./ 창원시 제공
◇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

벚꽃축제의 대명사 진해군항제도 23일부터 4월 3일까지 예정돼 있다. 진해 일대에는 왕벚나무가 무려 약 36만 그루나 심어져 있단다. 꽃구경, 어디가 좋을까. 기찻길, 벚꽃터널 어우러지는 경화동 경화역 일대를 첫손에 꼽는 사람들이 많다. 경화역은 진해선(마산~진해)이 지나던 간이역이었다. 2000년에 역사철거됐다. 2006년에 여객업무가 중단됐다. 그래도 기찻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여좌동 여좌천 일대도 인기다. 개울, 정갈한 석축, 벚꽃이 어우러져 분위기가 이국적이다. 진해 일대와 남해가 보이는 제황산동의 진해탑, 통신동의 중원로터리, 장복산 자락의 안민고개도 인기 스폿이다.

참고로 군항제는 원래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을 기리는 추모제였다. 1952년 진해 북원로터리에 세워진 충무공 동상은 전국의 수많은 충무공 동상 중에 가장 먼저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포호
강릉 경포호의 벚꽃/ 김성환 기자
◇ 강원 강릉 경포벚꽃 축제

꽃구경, 남녘으로만 가야할까. 경포벚꽃축제가 4월 4일부터 9일까지 강릉 경포대 및 경포호 일원에서 열린다. 신야에 피는 꽃도 좋지만 호수를 배경으로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도 운치가 있다. 호수 둘레는 약 4km. 걸어서 한 바퀴 도는데 한 두 시간 잡으면 충분하다. 자전거를 대여해도 좋다. 달이 뜨면 경포대에 꼭 오르자. 경포호와 인접한, 암벽에 지은 정자다. 조선 가사문학의 대가 송광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여기서 보는 달밤 풍경이 관동팔경 중 으뜸이라고 했다. 벚꽃까지 결들여진 풍경은 운치가 배가된다. 경포호에서 운정삼거리지나 경포사거리까지 죽헌천을 따라 간다. 여기도 경포호 주변 못지않은 벚꽃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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