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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수연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 성료

고 강수연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 성료

기사승인 2023. 05. 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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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상자료원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강수연의 1주기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이 지난 9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1주기 추모전은 강수연의 업적과 위상을 2023년의 시점에서 새롭게 제고하고자 고인의 출연작 11편을 상영하여 평균 좌석 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참여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

7일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배창호, 이장호, 정지영, 권칠인, 이현승, 임순례, 신수원, 방은진, 이정향, 윤제균, 연상호, 김한민, 박정범 감독, 문성근, 이정현, 엄정화, 전도연, 문근영, 박상민, 임하룡, 이용녀, 박희본, 이채은 배우,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배우 유지태가 사회를 맡고, 가수 김현철과 배우 공성하가 영화 '그대 안의 블루'의 동명 주제곡을 선보였다. 강수연의 동생 강수경 씨는 "이번 추모전은 영화인들인 여러분이 만들어준 자리라서 가족뿐 아니라 언니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다"고 인사를 전했다.

배우 대표로 인사를 전한 안성기는 "우리 수연 씨, 어디에서든지 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수연 배우를 추억했다. 배우 박중훈은 "강수연은 내가 본 사람 중 외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인 동시에 실제 생활에선 검소하고 어려운 곳에는 선뜻 마음을 쓰는 통 큰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추모전을 위해 문소리, 이정현, 최희서, 박지현, 김혜준 배우는 마리끌레르와 함께 추모 화보를 찍고 영상으로 강수연 배우에 대한 추억을 함께 했고, 정우성, 이정재 배우도 영상으로 개막전을 함께했다. 개막식 특별상영작 '주리'의 김동호 감독과 출연배우로서 박정범 감독, 안성기, 박희본, 이채은 배우가 무대에 올라 인사를 전했고, 바로 상영되어 "나 강수연이야!"라는 대사와 함께 가장 강수연스러운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에 앞선 6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 '처녀들의 저녁식사' 김여진 배우는 무대인사를 시작으로 추모전의 시작을 알렸다. 인사를 통해 강수연 배우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영화의 대명사인 강수연 배우를 처음 만났을 때, 이 정도 스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정말 기적 같은 일"이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도 영광이다. 천국에서도 촬영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서 GV행사로 '강수연의 선택들'이 열렸다. 강수연의 열혈 팬으로 장편소설 '이만큼 가까이'에서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오마주했던 정세랑 작가는 "이전은 몸이 거기 있는데, 몸이 없는 것처럼 여기는 엄숙주의의 시대였다. 그러다 몸이 발견하는 시기, 내게 몸이 있고 욕망과 감정과 쾌감 등 여러 가지가 있구나 발견하고 탐구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걸 개인이 아니라 사회가 통과해야 하는 주제가 있는데 그걸 사회적으로 통과하게 해준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손희정 평론가는 "강수연 배우가 국제무대에서 상을 받고 돌아왔을 때, 20대 초반이었다. 그 엄청난 무게를 지고 돌아왔으니 작품 선택을 좀 더 보수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굉장히 급진적인 메시지를 가진 영화들로 나아갔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을 스테레오화할 때 '성녀와 요부 사이'라는 두 가지 이미지에 가둬놓고 운신의 폭을 줄이려는 재현이었다. 강수연 배우가 연기한 많은 캐릭터는 이 스테레오타입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있었다"로 강수연 배우의 연기사의 의미를 요약했다.

김아중은 "이번 추모제는 강수연 배우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 기억을 이어가려는 것도 있지만, 강수연 선배님 자체가 한국영화에 굉장히 상징적인 사람이다. 한국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서 이번 추모제를 함께 꾸준히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상기했다. '달빛 길어올리기' 무대인사에는 김동호 위원장과 박중훈, 예지원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올라 "강수연 배우를 오랫동안 기억해달라"며 앞으로 남은 추모전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7일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경마장 가는 길' 관객과의 대화에서 문성근 배우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강수연 배우의 말은 연기와 영화예술에 대한 강렬한 자긍심의 표현이었다. 그 말은 강 배우 살아있을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후배들에게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수연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었다. 나는 내 연기 하는 데만 정신이 없어서 주변을 못봤는데 강 배우는 늘 여유 있게 현장을 살피면서 촬영했던 걸 기억한다. 곱게 늙어서 할머니 연기도 했어야 하는데 너무 아쉽다"고 소회했다.

8일, '그대안의 블루' 상영에 이어 '강수연을 이야기하다' 스페셜 토크에서 심재명 대표는 "그 시절 강수연은 독보적인 스타, 홀로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사람이자 그 시대의 아이콘이었다"라고 회상하며 "강수연은 누구보다 영화에 대한 자긍심이 컸고, 누구보다도 영화를 사랑했던 사람이다. 1980~90년대에 가장 중요했던 배우"라고 인정했다.

이현승 감독은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직책을 맡아 책임감을 발휘했던 강수연이 떠오른다. 허투루 주어지는 배역은 단호히 거절하는 배우였다. 한국영화가 그에게 새롭고 좋은 캐릭터를 제안하지 못한 시절도 있었다. 강수연의 역사가 지워지지 않길, 강수연이란 배우가 계속 말해지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이' 관객과의 대화에서 연상호 감독은 "영화가 공개가 되고 시간이 지난 뒤에, 왜 강수연이라고 하는 이름이 그렇게 '정이'라는 영화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였는가에 대해서 저도 나름대로 생각을 좀 해봤었다. 어떻게 보면 인간 강수연에 대해서는 저희가 잘 모를 정도로, 영화 그 자체였던 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류경수 배우는 '정이'의 엔딩을 언급하면서 "정말 선배님과 이별하는 느낌이 들어서 엔딩을 잘 못 보겠더라. 배우 강수연을 영원히 기억해달라"고 다시 한 번 영화 속 강수연을 추억했다.
김현주도 "저희가 함께 한 작품을 선배님과 함께 볼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아쉽고, 선배님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그래도 '정이'를 또 한 번 이런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준 것도 선배님라고 생각하니, 한 번 더 선배님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 좋더라. 모두 다 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여기 모였는데, 그것이 느껴진다. 저도 선배님을 마음 속에서 늘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얘기했다.

9일, '송어' 상영 후 박종원 감독과 당시 조감독으로 함께한 김환경 감독, 이항나, 김인권 배우가 무대인사로 강수연 배우와의 촬영 현장의 추억을 되새겼고, '아제아제 바라아제' 스페셜 토크로 정성일 평론가와 예지원 배우가 강수연 배우의 연기론과 미담을 이야기했다.

추모전의 마지막으로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상영 후 이동진 평론가와 박중훈 배우가 강수연 배우에 대한 추억을 관객들과 나누며 다시 한 번 추모전의 의의와 강수연 배우에 대한 기억을 모두가 함께 영원히 마음 속에 담아 둘 것을 다짐했다.

추모전과 함께 추모집 '강수연'도 발간되어 5월 중순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추모집에는 정성일 평론가와 소설가 정세랑의 글과 봉준호 감독, 설경구, 김현주 배우의 손편지, 고인의 영화 여정을 기록한 사진 수십 여장이 수록됐다.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은 임권택 감독, 김동호 전 이사장, 배우 박중훈, 예지원 등 영화인 29명으로 구성된 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회의 주최로 열렸다. 영화인들은 매년 강수연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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