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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 별세…“묘법 연작으로 韓 현대미술에 큰 획”

‘단색화 거장’ 박서보 별세…“묘법 연작으로 韓 현대미술에 큰 획”

기사승인 2023. 10. 1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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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에도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이름 딴 미술관 완공 끝내 못봐
제자부터 해외 큐레이터까지 잇단 조문…윤 대통령 조화 보내
고 박서보 화백 기지재단
고(故) 박서보 화백./기지재단
'단색화 거장' '한국 비구상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박서보(본명 박재홍) 화백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193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박 화백은 '묘법' 연작으로 '단색화 대표 화가'로 불리며 한국 현대 추상미술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1967년 시작한 묘법 작업은 연필로 끊임없이 선을 긋는 전기 묘법시대(1967∼1989)를 지나 한지를 풀어 물감에 갠 것을 화폭에 올린 뒤 도구를 이용해 긋거나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한 후기 묘법시대, 2000년대 들어 자연의 색을 작품에 끌어들인 유채색 작업까지 변화를 거듭했다.

박 화백은 국내외에서 수많은 개인전을 열었고 미국 뉴욕현대미술관과 구겐하임미술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21년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박 화백의 작품을 이용한 핸드백을 내놓기도 했다.

1962∼1997년 모교인 홍익대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홍익대 미대 학장(1986∼1990)과 한국미술협회 이사장(1977∼1980) 등을 지냈다. 국민훈장 석류장(1984년)과 옥관문화훈장(1994), 은관문화훈장(2011), 금관문화훈장(2021) 등을 받았고 제64회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다.

아흔을 넘어선 나이에도 작업을 계속했던 박 화백은 지난 2월 페이스북을 통해 폐암 3기 진단 사실을 밝히고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며 작업 의지를 드러냈다. 고인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제주도에 건립 중이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제자부터 해외 큐레이터까지 미술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최명연 전 홍익대 교수, 김용대 전 이화여대 교수, 이강소 작가, 김영순 전 부산시립미술관장, 프랭크 보엠 독일 스튜디오 보엠의 큐레이터 등 많은 이들이 빈소를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등이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윤명숙씨를 비롯해 2남 1녀가 있다. 박 화백의 추모식은 16일 진행된다. 발인은 17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성남시 분당 메모리얼 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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