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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 사망 병원 참사, 가자지구 지상전·중동전쟁 확대 기로

수백명 사망 병원 참사, 가자지구 지상전·중동전쟁 확대 기로

기사승인 2023. 10. 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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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병원 폭격 수백명 사망
지하드-이스라엘 책임 공방
가자지구 지상전·중동전쟁 확대 기로
이스라엘군 "지상전 정해진 것 아냐"
이란 "시간 끝나...여러 전선 열 것"
Israel Palestinians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에서 발생한 폭발 참사로 11일째로 들어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국면이 중대 갈림길에 섰다.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요르단에서 계획했던 압둘라 2세 국왕·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회동이 무산됐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 방어군(IDF)이 피란민과 환자 수천명이 있는 가자지구 내 알아흘리 아랍 병원을 공습해 어린이·여성 등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무장세력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APTOPIX Israel Palestinians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의 폭격 후 알-시파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 수백명 사망 가자지구 병원 참사, 가자지구 지상전·중동전쟁 확대 기로

이번 참사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시작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비극을 먼저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지상전을 막거나 늦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계 여론, 특히 아랍권의 강력한 반(反)이스라엘 여론 형성으로 전쟁이 확대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폭격 주체를 언급하지 않은 채 "나는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과 그것이 초래한 최악의 인명 피해에 분노하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APTOPIX Israel Palestinians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의 폭격 후 알-시파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 이스라엘군 대변인 "가자지구 지상전 정해진 것 아냐...하마스 지도부·지휘관 제거가 목적"

이스라엘군은 이미 이번 참사 발생 전 가자지구 지상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며 하마스 고위급 지도부와 지휘관 제거가 목적이라고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IDF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모든가 지상 공세에 관해 말하고 있지만 다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헥트 중령은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가자지구에 남이 있는 하마스 고위 지도부와 지휘관들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상전이 아니라 폭격 등 다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200곳을 타격해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최고 지휘관 중 한명인 아이만 노팔 중부 사령관과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가족 일부를 살해했다.

Israel Palestinians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의 폭격 후 알-시파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 국제여론, 가자지구 지상전에 반대...바이든 대통령 "큰 실수"...지상전, 인도주의 해결책까지 연기 가능성

국제여론의 반대도 가자지구 지상전 개시에 걸림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저녁 방영된 CBS 방송의 '60분'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을 견제했다.

17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 이어 이르면 19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와 연대뿐 아니라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 목소리를 냈거나 낼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가자지구 지상전의 조기 시작을 막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광범위한 땅굴망을 구축하고 있는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 도시들에서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민간인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WSJ은 전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 지상전은 민간인들에 대한 인도주의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중동 전문가 조너선 패니코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그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자신의 확약을 가장 공개적인 방식으로 입증할 기회"라며 "다른 한편으로 지상전을 늦추고,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합의가 도출될 시간을 번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Israel Palestinians
부상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의 폭격 후 알-시파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AP·연합뉴스
◇ 알카삼 대변인 "인질 200~250명, 현재 상황 끝나면 석방"

아울러 하마스와 지하드 등이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인 등 인질 200여명의 석방 협상 성공 여부도 지상전 전개의 변수다.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16일 TV로 방송한 성명에서 현재 가자지구에는 200~250명의 인질이 있다며 "외국인들은 포로가 아니라 가자의 손님이고, 현재 상황이 끝나는 대로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란 외무장관 "시간 끝나"..."이스라엘 공습 지속시, 민병대 네트워크, 여러 전선 열 것"

이번 참사는 이란 등의 관여로 전쟁이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병원 참사 후 '엑스(X)'에 "이제 시간은 끝났다(Time is over)"고 적었다. 그는 전날 이란 공영 TV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면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으로 알려진 민병대 네트워크가 이스라엘에 맞서 여러 전선을 열 것이고 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는 전날 카타르 도하·레바논 베이루트·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각각 하마스·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그리고 시리아 지도자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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