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화가이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로 불리는 박수근(1914~1974)은 그의 나이 18세인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수채화로 그린 '봄이 오다'가 입선을 하며 미술계에 데뷔한다.
박수근은 보통학교 이후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인간의 선함과 진실성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적 견해를 지녔던 그는 소박한 삶을 사는 주변의 평범한 농민과 서민들의 모습을 담고자 노력했다.
1950년대 중반에 제작된 박수근의 작품 '가족'은 황갈색이 화면 전반을 채우고 있지만 인물들의 옷이 노랑, 빨강 계열로 표현되어 있어 한결 다채로운 느낌이다.
또 화면에서 보이는 굵은 외곽선과 인물, 배경 간의 선명한 대비는 이 시기를 전후하여 나타나는 특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모색하고 고민하던 작가의 탐구정신을 보여준다. 정감 있는 깊이를 강조하기 위해 독자적인 데생력과 구성력을 추구한 것은 박수근의 작품에서만 엿볼 수 있는 창조적 측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