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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오남용 방지를 위해”…호주 연금펀드, 미국 수녀와 손잡다

“항생제 오남용 방지를 위해”…호주 연금펀드, 미국 수녀와 손잡다

기사승인 2024. 08. 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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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미디어 맥도날드
미국 베네딕도회 수녀회는 항생제의 필요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농장 동물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 처음부터 아프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베네딕도회 수녀회
한화로 약 84조원 규모의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호주 헤스타 연금기금이 미국 텍사스의 베네딕도회 수녀들과 연합해 맥도날드를 상대로 주주 행동주의에 나섰다. 이들은 주주제안을 통해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회사가 더 적은 항생제로 사육된 동물성 제품으로 햄버거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호주 에이비시(ABC) 뉴스는 12일 항생제 오남용을 방치한다고 비판받는 거대 농업회사들이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회사들이 직면해 온 것과 비슷한 주주 행동주의의 새로운 목표가 되고 있다면서, 1차산업에서의 항생제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항생제 내성은 어떤 치료 약에 노출돼도 저항해 생존할 수 있는 약물 저항성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 문제는 인간뿐 아니라 가축과 식물에까지 번지고 있다. 세계은행(WB)은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가축이 병에 걸리면서 농업 분야의 세계 무역이 감소하고 의료비용도 치솟을 것이라면서, 2050년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8%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스타 연금기금은 맥도날드가 항생제 오남용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요구한 이유로 "(맥도날드의) 항생제 오남용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장기적으로 강력한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펀드의 능력에 대한 체계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개최된 맥도날드 주주총회에서 헤스타와 베네딕트회 수녀회가 공동으로 제안한 주주 안건은 15.16%의 찬성을 받았다.

거대 농업회사에 맞서기 위한 투자자들의 연대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 식품 부문의 리스크를 다루는 글로벌 투자자 연합인 페어(Fairr)는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거대한 농업 공급업체 네트워크를 움직여야 한다면서 KFC의 모회사인 염(Yum!), 도미노피자, 스타벅스, 웬디스와 버거킹, 조림고기 통조림을 판매하는 스팸을 상대로 주주 행동에 나서고 있다.

주주들은 이들 회사가 제품 공급망에서 사용된 항생제로 인해 발생한 공중보건 비용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동물에 대한 항생제 사용에 대한 WHO 지침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맥도날드는 이미 2017년 성장 촉진과 가축질병 예방을 위해 사용해 온 항생제를 닭고기 공급망에서 최우선으로 근절한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2027년까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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