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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민하는 말레이시아...각종 지원정책에도 출산율 세계 평균 이하

저출산 고민하는 말레이시아...각종 지원정책에도 출산율 세계 평균 이하

기사승인 2024. 08. 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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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합계출산율이 정부의 지원금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세계 평균 이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프리말레이시아투데이
저출산 문제로 고심하는 말레이시아가 각종 지원 혜택을 늘리고 있지만 출산율은 세계 평균 이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더선데일리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은 2022년 세계 평균(2.3명)보다 낮은 1.6명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합계출산율은 1.73명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세계 평균에는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원인으로 말레이시아 가임기 여성 감소와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들었다. 로하이자 로키스 말레이시아국제이슬람대학교(IIUM) 사회인류학 학과장은 "많은 여성이 경력단절을 이유로 결혼과 출산 시기를 미루는 것도 출산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초혼연령은 1990년 24.7세에서 2022년 28.9세로 상승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더 적극적으로 출산 여성 복지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22년 정부는 도입한 출산 후 복직 여성에 대한 12개월 세금감면 혜택을 기존 2023년 12월에서 2027년 12월까지로 4년 연장하기로 했다. 또한 2023년에는 양육비 부담 완화를 위해 12세 이하 자녀 양육에 대한 소득세 감면 한도를 2400링깃(약 74만원)에서 3000링깃(약 93만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 확대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13년부터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출산율(2.1명)을 밑돌았고 2021년 아세안 평균 합계출산율(1.99명)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력단절 때문에 출산을 하지 못한 것과는 다른 요인들도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개인적으로 결혼과 자녀 출산에 대한 관심이 있더라도 경제적 부담이 결혼을 꺼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말레이시아 인구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물은 결과 말레이시아 남성 중 56%가 경제적 부담이라고 답했다. 돈 문제 때문에 결혼 계획이 없다고 밝힌 여성 응답자도 26%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조사에서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만나지 못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땅한 배우자가 없어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남성 그룹에서 18%, 여성 그룹에서 36%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응답자가 이같은 이유들을 꼽은 것은 그만큼 결혼에 대한 의무감과 자녀 출산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하이자 학과장은 "각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출산 요인에는 단순히 경제적 부담, 경력단절만이 아니라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웰빙을 중요시하는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얽혀 있다"며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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