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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선물 30만원까지?”… 마트·백화점, 소비 양극화 뚜렷

“명절 선물 30만원까지?”… 마트·백화점, 소비 양극화 뚜렷

기사승인 2024. 09. 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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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인기 속 프리미엄 매출 증가세
마트, 40% 할인·3만원대 과일 포진
편의점, 중저가 위주 선물 라인업 강화
백화점, 고품격 앞세워 차별화 전략
#. 서울 청담동에 사는 김지선씨(44)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식품관에서 30만원짜리 한우세트를 8개 구매했다. 김씨는 "최근 한우 선물세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과 대신 한우를 택했다"고 말했다.

#. 서울 신정동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최재현씨(32)는 고민 끝에 편의점에서 부모님 추석 선물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최씨는 "최근 과일값이 비싸 고민하다가, 평소 자주 가는 편의점에서 저렴하게 과일세트를 판매하는 것을 보고 구매키로 했다"고 전했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의 양극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대체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최고급 선물세트의 판매도 큰 폭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고객들의 수요와 추석 명절 동안 한시적으로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선물 가격 범위가 30만원까지로 늘어난 것 등이 맞물리며 양극화 트렌드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1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29일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5만원 미만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약판매 전체 매출 증가율(2.6%)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1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은 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이마트는 과일 선물 세트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사전 예약 전용 상품을 개발하고, 40% 할인 세트를 지난해 1종에서 올해 5종으로 늘렸다. 특히 사과 선물세트 가격을 작년 추석 대비 평균 10%가량 낮게 책정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추석 대비 3만원대 이하 과일 선물 세트 품목을 30% 이상, 준비 물량은 20% 늘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3만~5만원대 사이의 중저가 선물 라인업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국내 유명산지에서 재배한 사과를 13~15입으로 구성한 '물가안정 착한사과세트'와 사과 6입, 배 5입이 들어간 '물가안정 착한혼합과일세트' 등이 있다.

백화점업계는 전체적으로 선물의 품격을 높여 프리미엄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선물세트를 출시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고물가 상황에서도 고품격 상품을 찾는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추석 한우 선물 세트 가운데 1+등급 이상 고등급 한우 비중을 작년 추석 대비 25%포인트 높여 85%까지 늘렸으며, 한과와 양갱 등 전통 디저트인 K-디저트 품목은 3배 늘려 판매키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대표 프리미엄 선물 세트인 '5-STAR'의 물량을 지난 추석 대비 20% 가량 대폭 확대했다. 유통사 유일의 한우 브랜드인 '신세계 암소 한우' 선물세트도 더욱 다양하게 준비했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36개월령 이상의 1++등급 장기 비육 암소 한우로만 구성한 '신세계 암소 한우 더 프라임'을 새롭게 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 한우와 이색적인 신품종 청과를 포함한 프리미엄 선물 세트를 내놓았다. 저탄소 인증과 함께 친환경 축산의 최상위 단계인 유기축산 실천 농가로 인정된 전남 해남 만희농장과 현우농장의 '동물복지 유기농 한우 세트'가 대표 상품이다.

청과 선물 세트로는 사과·배는 물론 다양한 신품종을 혼합했다. '과일의 정점 특' 세트에는 이스라엘에서 수입해 국내 재배에 성공한 '갈리아멜론'과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국산 신품종 '슈팅스타포도'를 포함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취업난 등 젊은층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선물세트에 가성비를 따지는 현상은 올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반면 명절을 앞두고 한시적으로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상한이 15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찾는 사람들도 북새통을 이루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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