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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후발주자 KB증권의 저력… 증시 불황에도 호실적

인니 후발주자 KB증권의 저력… 증시 불황에도 호실적

기사승인 2024. 09. 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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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약세 등 이슈로 경쟁사 적자
현지 증권사 인수해 경쟁력 높여
IB 역량 집중… 수익 다변화 주효
M&A·WM사업 확대로 공략 강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후발주자인 KB증권이 현지에서 호실적을 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지속된 환율 약세와 현지 주식시장 불안 이슈로 인니 시장에 진출한 경쟁사들이 적자를 낸 상황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는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면서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한 영향이 컸다. 또 기존 먹거리인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최근 IB(투자은행) 분야로 보폭을 넓히며 수익 다변화에 힘을 쏟은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순이익 31억13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17억5600만원)보다 77.27%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규모만 보면 크지 않지만, KB증권의 해외법인 홍콩·베트남을 포함한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 증가율(72.5%)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인니 시장은 국내 금융사들이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아세안 기준 GDP규모 1위, 세계 4위에 이르는 인구, 풍부한 천연자연을 바탕으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인니 현지 증권시장에 진출한 경쟁사들이 올해 부진한 성적을 내놓고 있다. 현지 시장에 가장 일찍 뛰어든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19억6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각각 14억4000만원, 10억9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2억7000만원의 수익을 내 겨우 적자를 면했다.

이는 현지 증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출범하는 신정부 공약 관련 재정적자 우려와 지속된 환율 약세 등으로 증시가 불황을 겪으면서 증권사들 브로커리지 수익이 저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증시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 AI 상승랠리 등에서 소외된 곳"이라며 "올해 상반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많이 빠져나갔고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증권사에 영향이 미쳤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니 현지에서 경쟁 증권사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KB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높은 실적 개선세를 기록한 것이다. KB증권의 성장세가 뚜렷했던 것은 브로커리지에 강한 현지 증권사(KBVS)를 인수하면서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인수 당시 1.19%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은 신규 고객이 늘며 올해 2.24%까지 올랐다.

KB증권의 강점인 IB 역량 강화에 집중한 것도 주효했다. KB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을 통해 현지에 IB본부를 설치했다. 이로 인해 ECM(주식발행시장)/DCM(채권발행시장) 딜 등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고, 상반기 딜 수행 건수도 지난해보다 50% 성장했다.

KB증권은 앞으로 M&A(인수합병)분야를 더 적극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현지에 전략적 투자자를 발굴하고 국경을 넘는 인수합병 거래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현지 법인은 글로벌 10위권 제지회사인 인도네시아 APP그룹에 국내 제지업체 인수합병 건을 주관, 첫 성과를 앞두고 있다.

WM사업의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이 대부분 진출해 있어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WM 수장인 이홍구 KB증권 대표가 이달 초 인도네시아 현지를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 진출국에 대한 사회공헌 사업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등 본사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적극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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