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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작 따른 쌀 품귀현상에 농가 터는 도둑까지 활개치는 일본

흉작 따른 쌀 품귀현상에 농가 터는 도둑까지 활개치는 일본

기사승인 2024. 09. 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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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햅쌀 출하됐어도 가격폭등으로 우려 여전
일본_쌀도둑활개
일본에서 흉작과 가격폭등으로 인해 쌀 부족 현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농가를 터는 도둑들까지 활개치고 있다. /TV아사히 뉴스화면 캡처
지난해 흉작에 따른 품귀 현상으로 쌀 사재기 현상이 성행했던 일본에서 이번에는 쌀 농가를 터는 도둑까지 활개를 치며 민심이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

24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지난달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던 쌀 품귀 현상이 쌀 도둑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쌀 농가의 고충을 전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쌀 품귀 현상과 사재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자 "올해 수확한 햅쌀이 9월부터 시장에 풀릴 예정이기 때문에 조급해 하지 말아달라"며 달래기에 나섰으나,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달부터 햅쌀이 시중에 풀린 것 자체는 일본 정부가 공언한 대로였지만 예년에 비해 쌀값이 급등하며 가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아사히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진 태풍 등 자연재해가 주요 쌀 생산지를 덮치면서 생산량이 예년의 70%에 불과한 수준에 그친 게 주된 요인이었다.

쌀 생산량이 충분하지 못하자 평소 5㎏당 1500엔(약 1만3800원)에서 1800엔(약 1만6600원) 정도였던 쌀 소매가는 3000엔(약 2만7700원)~3500엔(약 3만2350원)으로 두 배가량 뛰어올랐다. 햅쌀 출하로 쌀 품귀 현상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라 살 수 없는 소비자들의 답답함은 해결되지 않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전국의 쌀농가가 수확한 햅쌀을 도둑맞는 도난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농민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그 중에는 출하를 앞두고 창고에 쌓아둔 2톤 분량에 해당하는 30㎏짜리 포대 70개를 도둑맞은 농가도 있었다.

경찰에 신고해도 도둑 맞은 쌀 되찾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피해 농가들이 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쌀이 버젓이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고액에 거래되고 있지만 해당 물건이 장물인지 여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없기에 경찰도 섣불리 판매자를 도난 사건 용의자로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추가 도난을 예방하기 위해 사비를 들어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도 농심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야마시다 가즈히토 전국농업협의회 연구원은 "정부가 전국의 농협에 내년 9월까지 쌀 비축분을 풀도록 요청했음에도 공급은 여전히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품귀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자연재해) 피해농가에 대한 보상과 방지대책을 신속히 시행해 폭등할 쌀 가격을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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