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슈퍼 스펙 유학생도 中 청년 실업에 추풍낙엽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05010002504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11. 05. 20:14

中 청년들 해외 유학은 선망 대상
과거에는 취업 시장에서 각광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언감생심
예일대 석사도 1000번 구직 실패 경험
당국도 어쩌지 못하는 중국 청년들의 최악 실업난이 갈수록 심각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예일대 석사 출신도 취업을 못해 헤매는 것이 현실이라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clip20241105200751
슈퍼 스펙을 자랑하는 유학생들조차 직업을 구하지 못해 안타까워한다는 사실을 풍자한 한 매체의 만평. 심각한 청년 실업이 불러온 희귀한 사회 현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신징바오.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은 매년 해외에 많은 유학생들을 내보내는 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거의 세계 최대 국가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2023년만 하더라도 약 70만명 정도가 해외 유학을 떠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각급 학교의 전체 학생 수가 3억명 가깝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약 0.23%만이 유학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은 바로 나온다.

때문에 유학생들은 금수저 내지는 출발선이 다른 혜택을 받은 행운아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기본적으로 있었던 만큼 과거에는 공부를 다 마치고도 귀국에 열의를 보이지도 않았다. 굳이 귀국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고 해도 좋았다. 이들이 금세기를 전후해 국가에 봉사할 목적으로 귀국하는 인재들이라는 의미에서 하이구이(海歸·바다를 넘어 돌아옴·하이구이海龜로도 부름)로 불린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귀국을 선택할 경우에는 취업 시장에서 각광도 받았다. 기업에 취업할 경우에는 연봉도 국내파보다 훨씬 많았다. 승진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이에 대해 독일 유학파 출신인 50대 초반의 베이징 모 무역업체 부사장 추이춘메이(崔春梅) 씨는 "금세기 초에 독일에서 석사를 마치고 귀국해 가볍게 취업에 성공했다. 이후 몇 곳의 기업을 거치면서 지금의 회사에 안착했다. 유학이 나에게는 인생 일대의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해외에서 공부하기를 잘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완전 달라졌다. 슈퍼 스펙을 보유한 특급 해외파 인재들조차 희망을 품고 귀국했다 취업 시장에서 죽을 쑤는 것이 현실이다. 예일대 사회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취업 시장에 도전한 20대 후반 루이핑리(芮萍麗) 씨의 사례를 살펴보면 알기 쉽다. 1년 전 귀국, 무려 1000곳의 기업과 연구소에 원서를 냈으나 단 한번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가 최근 자신을 하이구이가 아닌 하이페이(海廢·바다 쓰레기)라고 자조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이처럼 슈퍼 스펙을 보유했는데도 루이 씨처럼 피눈물을 뿌리는 하이구이들의 수는 전국적으로 그야말로 엄청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소한 수십만명은 된다는 것이 매체들의 전언이다. 모두가 언제 상황이 좋아질지 알 수 없는 청년 실업난의 희생자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슈퍼 스펙 보유자들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 당국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