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의료대란피해보상 법안 나왔지만…환자들 “피해 전수조사 없어 실효성 우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26010013313

글자크기

닫기

이준영 기자

승인 : 2024. 11. 26. 17:18

한계 제기…"전수조사 없으면 인과·가해자 규명 어려워"
정부만 책임 물어…정부,의료계 책임으로 부정하면 흐지부지
신청주의로 피해자 제외 문제도
민주당, 정부책임 규정 ‘의료대란피해보상 특별법’ 발의
응급실 앞 기다림<YONHAP NO-3251>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한 환자가 구급차에 탄 채로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
의료대란으로 사망하거나 질병이 악화된 피해자들에 정부가 보상 책임을 지는 특별법안이 발의됐지만 일부 환자들은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 피해사례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수조사로 정부 뿐 아니라 의료계를 포함해 책임 규명을 명확히 해야 제대로 된 보상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을 추진하면서 의료대란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환자들 피해가 발생했다며 정부 책임을 분명히 하고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보상하는 '의료대란 피해보상 특별법'을 발의했다.

특별법안은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의료대란피해보상위원회를 설치해 피해 보상을 심의하고, 피해입증 책임은 정부가 하도록 했다.

하지만 환자들은 의료대란에 따른 피해 보상은 필요하지만 피해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가 빠진 이 같은 법안으로는 실제 보상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법안에는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빠져있다"며 "전수조사를 해야 의료대란과 이에 따른 환자 피해 원인이 정부와 의료계 중 어디에 있는지 인과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다. 전수조사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의료현장을 이탈한 의료계 책임이라고 주장하면 피해보상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의료대란 책임이 의료계에 있다며 반대하면 실효성이 떨어지기에 조사기구를 만들어 전수조사하고 책임 소재와 피해 인과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수조사 없이 보상을 신청한 환자나 유족만을 대상으로 삼는 신청주의 한계도 제기했다. 김 대표는 "의료대란 피해를 규명하기 위한 피해사례 전수조사 기구부터 발족해야한다"며 "이를 정부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모두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특별법안에는 전수조사 실시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특별법안에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이다. 법안은 의료대란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규정하며 입증 책임을 정부에 지웠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특별법안에 대해 "입법부의 법안 발의에 정부가 별도 입장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특별법안 발의를 환영하면서 신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환자단체엽합회는 "지난 2월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발표 이후부터 지금까지 정부와 의료계가 계속해 각자 입장만을 고수하는 사이 환자들은 검사, 시술, 수술, 항암치료 등이 연기되거나 취소돼 불안과 고통에 시달려 왔다. 적시에 치료받지 못한 일부 환자들은 암 재발, 병세 악화를 겪었고 일부는 목숨을 잃기도 했다"며 "국회는 의료대란 특별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그동안 환자와 국민이 입은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준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