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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연평해전 추모팔찌’ 팔아…수익금 해군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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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승인 : 2015. 12. 13. 14:42

김해 제일고교 강소희 양…"6용사 영원히 기억해야"
해군 2함대 '소희나무' 마련, 장병들 영해수호 의지 고취
여고생, 제2연평해전 기억팔찌 판 수익금 해군에 기증
경남 김해 제일고등학교 1학년인 강소희(16) 양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팔찌를 만들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해군 2함대에 기증했다. 고속정 생활관 병사들과 강소희 학생 등이 소희나무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제공
경남 김해의 한 여고생이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팔찌를 만들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해군 2함대에 기증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3일 해군에 따르면 김해 제일고등학교 1학년인 강소희(16) 양은 지난달 4일 해군 2함대사령부 계좌로 37만4000원을 송금했다. 이는 강 양이 고(故)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을 추모하는 팔찌를 팔아 모은 돈이다.

강 양은 올해 7월 초 영화관에서 제2연평해전을 그린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눈물이 펑펑 쏟아졌고 장병들이 대한민국 바다를 지키기 위해 적탄에 맞서며 산화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강 양은 전사자를 추모할 방법을 고민했고, 또래들이 손목에 팔찌를 차고 다니는 점에 착안해 제2연평해전을 상기시키는 글귀를 새긴 ‘제2연평해전 기억 팔찌’를 만들어 팔기로 했다.
강 양은 영어로 ‘Battle of Yeonpyeong 20020629’라는 글귀가 적힌 고무밴드형 팔찌를 고안했다. 2002년 6월 29일은 제2연평해전이 벌어진 날이다.

강 양은 용돈을 아껴 모은 20만원을 털어 팔찌 생산업체에 제2연평해전 기억 팔찌 200개를 주문했다.

팔찌가 다 만들어지자 지난 8월 초 스마트폰 앱 번개장터를 통해 판매에 나섰다. 팔찌 1개의 가격은 2500원으로 정했다. ‘수익금은 해군에 기부하고 인증 사진을 올리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팔찌는 강 양의 친구들뿐 아니라 선생님을 포함한 어른들에게도 팔려나갔다. 강 양을 기특하게 여겨 팔찌 1개를 사고 수만원을 준 사람도 있었다.

강 양이 보낸 수익금을 받은 해군 2함대는 이 돈으로 작은 나무 화분을 사고 ‘소희나무’라는 팻말을 달아 고속정 장병들의 생활관에 뒀다. 임무를 마치고 생활관에 돌아온 고속정 대원들이 이 나무를 보며 국민의 따뜻한 성원을 느끼도록 한다는 취지다.

박헌수 2함대사령관은 지난 12일 강 양을 부대로 초청해 상장을 주고 2함대 견학 기회를 줬다. 강 양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 서후원 중사의 이름을 딴 유도탄고속함 서후원함을 타고 항해 체험도 했다.

군인이나 경찰이 되고 싶다는 강 양은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 제2연평해전과 6용사를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팔찌를 만들었다”며 서해를 지키는 해군 장병들에게 감사했다.

영화 연평해전을 보고 감동해 해군 2함대에 따뜻한 마음을 전해온 사람은 강 양뿐이 아니다.

지난 10월 말에는 제주도에서 사업을 하는 이태일(58) 씨가 “해군 장병들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길 바란다”며 냉장고 28대를 2함대에 기증했다. 모두 1000만원에 달하는 이들 냉장고는 고속정 장병들의 생활관에 배치됐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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