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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주도 아랍연맹 시리아 공습엔 침묵하며 “이란 내정간섭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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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8. 04. 16. 15:01

Saudi Arab League Summit <YONHAP NO-0721> (AP)
사진출처=/AP, 연합
제29차 아랍권 정상회의에서 사우디 주도의 아랍연맹 회원 22개국 정상들은 미국·영국·프랑스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회원국간 서로 입장이 갈리면서 원론적인 ‘철저한 조사 촉구’외에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이를 은근히 이란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 다란에서 15일(현지시간) 개최된 아랍권 정상회의에서 아랍연맹 정상들은 시리아의 ‘범죄적인’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마치 그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듯이 이란에게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아랍연맹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성명문에서 “우리는 시라아인들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을 절대 규탄하며,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발견된 이가 있다면 그가 누구든 국제법에 따라 독립적인 국제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공습 문제는 정식 논제로 채택되지 못했다. 정상회의 대변인은 아랍연맹 정상들이 시리아 내전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그 주제가 지난 13일 이뤄진 다마스쿠스 및 홈스 지역에 대한 미국·영국·프랑스 연합군의 공습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밝혔다.
올해 아랍연맹 순회 의장국 지위를 요르단으로부터 물려받은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시리아 공습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은 채 “중동 지역 내 이란이 자행하고 있는 테러리즘적 행위를 다시 한 번 강하게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중동 국가에 대한 이란의 노골적인 내정간섭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살만 국왕은 이란의 ‘테러리즘적 행위’가 무엇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3일 미·영·프 연합군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믿을만한 증거가 있다면서 공습을 통해 시리아 다마스쿠스 북동쪽 바르자에 위치한 제약 연구시설·홈스에 위치한 물류시설 등을 정밀 타격한 바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아랍연맹 회원국들의 입장은 저마다 갈리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바레인·카타르 등은 이미 연합군의 공습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낸 반면, 이집트·이라크·레바논 등은 공습을 규탄했다. 요르단과 쿠웨이트는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은 채 시리아 내전은 양상이 복잡한 만큼 ‘정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사드 정권은 화학무기를 보유하거나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하며 미·영·프의 공습을 침략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3년간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아파 무슬림 반군 등의 지원과 지지를 받으며 반군과 싸워왔다.

알자지라의 선임 정치 분석가인 마르완 비샤라는 불과 며칠 전에 일어난 시리아 공습이 정상회의의 어젠다로 다뤄지지 않은 점은 매우 기이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이상 이상할 수가 없다”며 “‘밑빠진 정상회의’라고 불러야할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아랍연맹 회원국들은 이란에 대해서는 시리아와 예멘 등지에서 군사조직을 철수하도록 국제사회가 더욱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사우디 외무부의 아델 알주바이르 장관은 행사 후 기자회견에서 “아랍권 정상들이 이란이 중동의 주변국에서 군사조직을 철수하고 내정간섭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면서 아랍 연맹이 사우디의 압력으로 인해 이러한 성명을 내게 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오히려 올해의 아랍권 정상회의를 ‘알쿠드스(예루살렘의 아랍어 명칭) 정상회의’라고 명명하면서 예루살렘 문제를 훨씬 부각하는 모습이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며,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려는 미국의 결정을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팔레스타인 지원기금으로 2억 달러(약 215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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