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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피살 스캔들 그 후, 해외 투자 회복 위해 애쓰는 사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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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9. 01. 30. 10:52

Saudi Arabia Investment Conference <YONHAP NO-0108> (AP)
사진출처=/AP, 연합
사우디 아라비아가 각종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등 악재로 돌아선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분투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사우디 정부는 자국의 광업·물류·제조업 분야의 발전을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자금 지원을 비롯한 기타 여러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내외 37개 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와의 군수 제조 합작 기업 설립, 미국 화학 대기업 이스트먼 케미컬 컴퍼니와의 탄화수소 수지 공장 설립 약속이 포함돼 있다.

사우디 정부는 잠재적 투자자들을 위해 마련한 브로셔에서 민간기업과 힘을 합쳐 제강·제철·제너릭 의약품(복제약)·자동차 부품·항공기 제조 공장 등을 설립하기를 원한다며 사우디의 각종 산업·에너지 분야의 유망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 정부는 금·아연 개발 탐사 및 태양광 발전 단지 건설을 위한 부지 제공도 제안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일명 국가산업개발물류프로그램(NIDLP)이라고 불리는 이번 산업 발전 계획안으로 16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만들어지고 2017년 국내총생산(GDP)의 50% 수준인 연간 3200억 달러의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사우디가 정책 발표를 할 때마다 다수의 양해각서를 체결 하면서도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양해각서들 역시도 과연 실제 민간분야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산업 발전 계획은 모하메드 빈 살반 사우디 왕세자가 2016년 4월 야심차게 제시한 국가 정치·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의 일환이다. 비전 2030 계획 발표 이후 사우디는 개혁을 위한 새 법안을 도입하고 세계적인 기업들로부터 해외 자본을 유치, 각종 투자를 통해 석유 중심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한 다각화에 나선 바 있다. 여성들의 운전이 허용되고 영화관 등 여가 장소가 다시 문을 여는 등 사회적인 개혁 노력도 이어졌다.

그러나 여성 인권운동가 탄압 등 여러 모순적인 행동이 이어지면서 빈 살만 왕세자의 개혁 정책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말았다. 2017년 말 사우디 정부는 갑작스럽게 ‘부패와의 전쟁’을 시행, 여러 왕족들과 관료·기업인들을 감옥으로 보냈다. 비평가들은 이를 두고 빈 살만 왕세자의 정적 축출 및 권력 강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사우디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온 언론인 카슈끄지가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사우디 첩보원들의 손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투자자들은 사우디의 독재적이고 불투명한 통치 체제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다. 일부 서방 투자자들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고하고 나섰다.

국영 기업들을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하겠다는 빈 살만 왕세자의 민영화 약속 이행도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전세계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상장 역시 2018년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2021년으로 미뤄진 상황. 일각에서는 아람코의 상장이 과연 실제로 이뤄질 지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바닥까지 추락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사우디는 최근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사우디는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관련돼 기소된 11명의 피고인 가운데 5명에게 공식적으로 사형 선고를 내렸다. 또한 지난 주에는 부패와의 전쟁으로 감옥에 갇힌 기업 중역 등 일부 고위층 인사들을 석방하기도 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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