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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총리, 17∼19세기 노예무역 공식 사과…“반쪽짜리”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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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12. 2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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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HERLANDS-POLITICS-HISTORY-SLAVERY <YONHAP NO-0001> (AFP)
19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헤이그의 국가기록관에서 연설을 통해 네덜란드 정부가 자행한 노예무역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사진=AFP 연합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세기부터 약 3세기 동안 자행돼온 노예무역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공식 사과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뤼터 총리는 이날 헤이그의 국가기록관에서 진행된 연설을 통해 "네덜란드 정부는 과거 노예가 된 이들과 그 후손들에게 가해진 엄청난 고통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서 "정부를 대표해 국가의 과거 행위에 대해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 세기 동안 네덜란드 국가와 그 지도자들은 노예제를 통해 이득을 얻었다고 인정하면서 "노예제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명확한 말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약 250년 동안 대서양 노예무역에 가담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출신자 60만명을 노예로 착취하며 경제·문화적 '황금시대'를 누렸다. 뤼터 총리는 특히 아프리카 출신의 남성과 여성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수리남으로 '가축처럼' 보내졌다면서 "추악하고 고통스러우며 매우 부끄러운 역사"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그간 노예로 착취된 이들과 그 후손들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회피해오다가, 2020년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에게 살해된 '플로이드 사건' 이후 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번 사과 역시 자문위의 제언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앞서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헤이그 시장 및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등이 개별적으로 사과한 적은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공식 사과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또 외신들은 노예무역 피해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는 유럽권 국가에서 네덜란드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노예무역 피해자 측은 정부의 공식 사과 발표에는 구체적인 피해보상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반쪽 짜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연설이 끝난 뒤 뤼터 총리는 노예제 유산 청산 및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기금 2억유로(약 2700억원)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피해자들의 후손에 대한 배상금 지급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리남 국가배상위원회 측은 "연설에서 '책임과 의무'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미첼 에사하스도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배상 계획이 없고 흑인 사회와 협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일방적 사과라며 연설에 불참했다.

이번 연설에 앞서 일부 단체들은 아직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네덜란드 식민지 노예제 폐지 160주년을 맞는 내년 7월 1일에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총리가 아닌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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