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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모두가 약자인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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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2. 22. 07:00

장애아동 사회 일원으로 살아가도록 제도 미비함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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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웹툰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 판결로 헬렌 켈러의 설리번 선생님이라 불리던 특수교사 A씨는 아동학대 피고인이 됐고, 주씨는 자기 자식이 학대당했음을 법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그 누구도 기쁘지 않은 판결이었다.

몰래 녹음한 파일이 법적 증거 능력이 있는지, A씨의 발언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이 입을 모아 호소하는 공통된 주장이 있다. 장애아동 부모와 특수교사가 대립 관계에 놓이면 안 된다는 것, 장애아동이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씨는 1심 선고 직후 "이 사건은 혼자서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특수교사의 과중된 스트레스와 과밀 학급이었던 특수반 등 제도적 미비함이 겹쳐져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특수교육을 받는 장애학생은 2021년 9만8154명, 2022년 10만3695명, 2023년 10만9703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수교사도 2021년 1만7257명에서 2022년 1만8364명, 2023년 1만8454명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장애학생의 증가 속도를 따라잡진 못하고 있다. 특수교사 1명이 담당하는 특수교육대상자는 2021년 5.69명, 2022년 5.65명, 2023년 5.94명으로 현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정 정원인 4명을 넘어선다.

특수교사의 부족은 학급 과밀 현상을 가중시키고, 이는 열악한 특수교육 환경으로 이어진다. 열악한 환경에서는 장애학생의 교육권, 특수교사의 교권이 침해되기 쉽고, 나아가 학부모와 교사의 극한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학생, 부모, 교사 모두 피해자가 된다. '바지 내린 장애학생', '금전을 요구한 특수교사'와 같은 표면적이고 자극적인 논란에서 벗어나 특수교육 현장의 제도적 미비함을 해소할 특수교사 임용 정원 확보, 재정 지원 확대에 나서야 할 때다. 약자끼리의 싸움은 더 많은 피해만 낳을 뿐이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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