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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美 ‘빅컷’ 깜박이 켜자…고민커진 韓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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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 홍선미 기자

승인 : 2024. 08. 22. 18:04

美연준 내달 금리 0.50%p 인하 무게
한은, 유동성 과잉 우려 인하폭 고심
대통령실 "내수진작 측면서 아쉽다"
13회 연속 금리동결 이례적 입장표명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달아오르고, 가계빚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가계부채 부담'에 기준금리 또 한번 묶어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연 3.50%에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이후 1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묶어두며 역대 최장 동결 기록을 쓰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 안정 측면에서 이런 시그널을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융통화위원 전원일치"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 총재는 특히 경기가 나빠지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런 고리는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용산 "내수진작 측면서 아쉽다" 이례적 입장표명

대통령실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이례적으로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권한이지만,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판단이다. 한은이 이날 내수 부진을 이유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낮춘 만큼 금리를 낮출 명분이 충분했다는 것이다.

경제부처에서도 금통위 결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유럽에 이어 미국도 경기 부양을 서둘러 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태"라며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면서 금리를 동결한 것은 통화정책 실기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美 연준, 9월 '빅컷' 기대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우리 보다 한발 앞서 다음달 금리인하를 예고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다음 FOMC에서 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연준의 적극적인 완화 기조에 따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빅컷'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은 역시 연준의 발걸음에 맞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도 이날 "물가 수준만 봤을 땐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10월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낮췄다. 지난 2분기 성장률이 -0.2%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내수지표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충재 기자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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