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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협상 과정서 새삼 주목받는 레바논 정규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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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11. 20. 17:09

휴전성립시 레바논 남부지역 배치 가능성 높아
내분발생 위험 상존…헤즈볼라 전력 여전히 세
ISRAEL-PALESTINIANS/LEBANON-BATROUN
지난 2일 레바논 정규군 소속 병사들이 레바논 북부 해안도시 바트룬에서 차량을 타고 순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분쟁의 방관자에 불과했던 레바논 정규군의 역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휴전 협상이 속도를 내면서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헤즈볼라의 무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레바논군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레바논군 내부 상황에 정통한 전문가와 현직 외교관 등이 포함됐다고 전한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휴전이 성립될 경우 레바논 정규군은 수천 명의 병력을 그동안 헤즈볼라가 장악해 왔던 레바논 남부에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헤즈볼라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헤즈볼라가 여전히 레바논 정규군보다 강한 전력을 가진 만큼 내부 갈등을 촉발할 수 있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다. 레바논군은 지난달 1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공격을 위해 레바논 남부로 지상군을 파견한 이후에도 분쟁에 참여하지 않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소식통들은 "레바논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와 맞서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최근 이어진 이스라엘의 집요한 공세로 헤즈볼라의 전력이 많이 약화됐지만, 여전히 레바논군보다는 군사적으로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레바논군에서 퇴역한 전직 장성은 "다른 나라 군대처럼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레바논군은 지금 민감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레바논에 또 다른 군사세력(헤즈볼라)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세력으로서 준군사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미국이 레바논군을 향해 헤즈볼라와 더 직접적으로 대면하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헤즈볼라의 군사력, 레바논 정부와 의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분, 레바논군 내 시아파 무슬림 비율을 고려할 때 정규군의 남부 지역 배치는 내부 갈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이다.

한 외교관 출신 소식통은 "레바논군이 '헤즈볼라 무기를 찾기 위해 집에 들이닥치는' 장면은 내전을 일으킬 것"이라며 "레바논군이 대신 유엔 평화유지군과 협력해 남부를 순찰하면서 헤즈볼라와 직접 대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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