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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대왕고래 프로젝트, 정치적 색안경은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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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4. 12. 04. 06:00

동해가스전
동해가스전 전경./한국석유공사
증명사진_gray
동해 심해 가스전·유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시추 계획을 확정하면서다. 시추선 웨스트카펠라 호도 한국으로 출발해 이달 중순 경 첫 시추 작업을 시작한다.

아직 갈 길은 멀다. 1차 시추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나 나올 것이고, 총 5차례의 시추 중 이제 겨우 첫 시추를 시작한 것이다. 비용 역시 시추 1공 당 100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에 들어갈 비용이 더 많다. 어쨌거나 계획이 확정되며 사업의 첫 발은 뗀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산유국의 꿈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사업 성공을 기원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정부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쪽도 있다.

어느 한 쪽의 태도가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다. 프로젝트가 성공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성과가 날 경우 국가에 큰 이익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반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사업에 명운을 거는 듯한 정부의 모습이 불안해 보이는 것 역시 사실이다.
야당에서는 프로젝트 발표 당시부터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관계 부처에서 발표해도 됐을 일을 굳이 대통령이 나서 발표한 점은 이러한 의문에 더해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의심을 키웠다. 결국 야당은 감액 예산안을 꺼내들며 관련 예산 505억원 중 497억원을 감액했다. 아직 본회의에 감액안이 상정되지 않았지만 대왕고래 사업에 대한 우려는 극히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국익을 위한 일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더해지면서, 사실상 국가적 프로젝트가 발목을 잡히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여도 야도, 조금은 정치적 손익계산을 내려놓고 감정 섞인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과도하게 희망적인 면만을 부각하지 말아야 한다. 석유·가스 매장 여부는 자연에 달린 일인 만큼, 요행을 바라듯 성공 가능성을 재는 모습은 사업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야당 역시 마치 저주하듯이 프로젝트를 깎아내리고 발목을 잡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 성공한다면 국익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가능성이 있다면 시도는 해 보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이는 국가적으로 큰 이익이 되는 일이자 경사이고, 여야를 떠나 축하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실패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마치 프로젝트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은 지양하는 편이 옳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시작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1차 시추가 성공적으로 이뤄져도 시추 결과는 2~3개월 후에 확인이 가능하다. 희망적인 시추 결과지를 받아 들었다고 해도 상업성 평가를 거쳐야 한다. 1차 시추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추가 시추를 진행해야 한다. 그것이 2차에 끝날지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5차 시추까지 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모든 자원개발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긴 호흡으로 인내심을 갖고 진행해야 할 일이다. 그렇기에 여야가 냉정을 찾고 정치적 이익이 아닌 국익을 위한 행보를 보여 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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