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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방부 ‘전쟁부’로 개명 행정명령…76년만 전쟁부 부활, 그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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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07. 04:07

1789년 창설된 ‘전쟁부’ 명칭 부활…의회 승인 전 명칭 사용
2차 세계대전까지 승리한 미, 이길 수 있는데 정치적 '워키' 선택해 전쟁 지속"
민주당 “정치 아닌 적에 집중해야”
TRUMP EXECUTIVE ORD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DOD)를 전쟁부(Department of War·DOW)로 개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함께 들어보이고 있다. 이를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바라보고 있다./UPI·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DOD)를 전쟁부(Department of War·DOW)로 개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정식으로 전쟁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방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국방부는 이미 명칭 교체 작업을 시작했고, 6일 확인한 홈페이지는 전쟁부로 이름을 바꿨다.

전쟁부는 건국 때인 1789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까지 사용됐고, 1949년부터 국방부로 개명됐다.

전쟁부는 1789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헌법에 서명한 수개월 후에 의회에 의해 승인됐고,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1947년 서명한 국가안보법의 일환으로 전쟁부와 해군, 그리고 새로 독립한 공군을 단일 조직으로 통합하면서 국방부로 변경됐고, 의회는 1949년 이를 승인했다.

FILE-U.S.-WASHINGTON, D.C.-DEPARTMENT OF WAR-REVIVING
2020년 2월 19일(현지시간) 찍은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건물./신화·연합
◇ 트럼프, 국방부, 전쟁부로 개명 행정명령...'전쟁부' 명칭 사용 시작...공화당 의원들, 개명법 발의
"제2차 세계대전까지 승리한 미, 이길 수 있는데 정치적 '워키' 선택해 전쟁 지속"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번 개명이 '승리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부가 신호를 보낸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명칭 변경이 "특히 현재 세계가 처한 상황에 비춰 볼 때 더 적절한 이름"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고, 그 전 모든 전쟁에서 이겼으며 그 사이에도 모든 것에서 승리했다"며 "우리는 매우 강했지만, 이기기 위해 싸운 적이 없다. 이기기 위한 싸우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지만, 정치적으로 옳은 쪽인 워키(wokey·각성) 선택해 영원히 싸우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부로의 변경에 대한 의회 승인을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전쟁부 이름을 사용하고, 국방부는 문구류에 사용되는 등 '보조 명칭'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설명자료를 통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스스로를 '전쟁부 장관'으로 지칭하게 하고, 모든 공식 문서와 행사에서 '전쟁부'를 보조 명칭으로 쓰도록 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리(유타주)·릭 스콧(플로리다주) 상원의원과 그렉 스투비(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은 이날 전쟁부로의 개명에 관한 법안을 제출했다.

미 전쟁부
국방부에서 전쟁부로 고친 미국 전쟁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 헤그세스 전쟁장관 "전사 정신의 전쟁부 복원...한국·베트남·이라크·아프간 등 주요 전쟁 승리 못 해"

헤그세스 장관은 개명이 '전사 정신(Warrior ethos)'이라고 부르는 전쟁부의 복원이라며 한국·베트남·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요 전쟁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명은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복원에 관한 것"이라며 "말이 중요하다"고 했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22일께 미국의 상징적인 3명의 대통령에 대해 경의를 표하면서 국방부의 콘퍼런스룸을 '전쟁실'로 개명했다.

USA-TRUMP/DEPARTMENT OF WAR-ORDER
작업자들이 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전쟁부 내에서 기존 국방부 명칭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
◇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 "국방부, 정치·당파성 아닌 적에 집중하는 게 중요"

전쟁부로의 개명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비판 목소리를 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대통령은 홍보에 능숙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국방부가 헌법에 기반을 두고, 정치와 당파적 인식이 아닌 적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행정명령으로 국방부는 미국 내 50개 주와 해외 40개국에 걸쳐 있는 70만개 이상의 군 시설 내 국방부 문장을 변경해야 할 수 있다.

문장 변경이 필요한 물품은 육·해·공군·해병대·우주군·해안경비대 등 6개 군부대와 산하 조직에서 쓰는 편지지에서부터 상원의 인준을 받은 고위공무원들이 입는 재킷, 펜타곤 매장에서 파는 열쇠고리, 식당 냅킨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범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직 국방부 관리는 "이는 순전히 국내 정치용"이라며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데도 중국·러시아의 계산들(calculations)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고, 더 나쁜 것은 적들이 미국을 전쟁광이고, 국제 안정에 위협이 되는 존재로 묘사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비판했다고 미국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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