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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시, 하림에 661억 물어주나…재상고에도 ‘세금 부담’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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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6. 04. 22. 18:24

파기환송심서 하림 승소…서울시 재상고 대응
공공도로 사용료 661억 판결…부담 확대 변수
월 7억대 사용료 누적…재정 부담 지속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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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트럭터미널 부지 내 도로를 둘러싼 서울시와 하림그룹의 법적 충돌이 장기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도로 사용료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지만, 실상은 시민 통행과 서울추모공원 진입을 위해 공공도로 역할을 해온 부지를 둘러싼 문제로, 서울시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미 수백억원대 지급 부담이 거론되는 데다, 해당 부지 사용료가 향후 점유 종료 시점까지 계속 늘어날 수 있어 결국 시민 세금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최근 하림 측에 유리하게 나온 파기환송심 결과에 불복해 재상고에 나섰다.

소송전이 장기화하면서 양재동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 하림산업의 사업 부담도 한층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공공도로 유지와 시민 편익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앞세우고 있지만, 하림 측은 사용료 청구가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2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부지 내 도로 사용권을 둘러싼 하림그룹과의 소송과 관련해 최근 재상고를 결정하고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1월 22일 부당이득반환 청구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하림 측 손을 들어주며 서울시에 약 66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불복해 지난 2월 재상고를 접수했으며, 6월 말까지 기각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심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건의 발단은 2009년 파이시티 개발사업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행사는 토지 일부를 도로로 조성해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기로 약정했다. 서울시는 시민 편의와 서울추모공원 진입로 확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2013년 선제적으로 도로를 확장 개설했다. 그러나 2014년 파이시티가 파산하면서 소유권 이전 절차는 중단됐고, 2016년 하림이 공매를 통해 해당 부지를 인수하면서 공공도로로 사용되던 땅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분쟁이 본격화됐다.

도로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 양측의 갈등은 개발사업 전반으로 번졌다. 하림은 첨단물류단지 조성을 서둘렀지만, 서울시는 인근의 극심한 교통 혼잡과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연구개발(R&D) 거점 조성이라는 정책 정합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신중한 검토를 이어갔다. 시는 거대 민간 개발일수록 공공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에 하림은 2021년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며 시 행정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감사원은 서울시의 행정 처리에 부적정한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하림 측 손을 들어줬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계획 권한과 공익적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후 하림은 전·현직 공무원을 상대로 15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하림 측은 해당 부지에 대한 사용료 청구가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압박 속에서도 서울시는 교통대책 등을 보완해 결국 개발계획을 승인하는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도로 사용료를 둘러싼 법원의 판단은 엄격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서울시가 도로를 설치한 공익성은 인정하면서도, 2015년 무상 사용 중단 통지를 받은 시점부터는 적법한 점유 권원이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가 반환해야 할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심 패소 후 지급했던 362억원은 2심 승소로 환수됐지만,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거치며 금액은 661억원까지 치솟았다. 지가 상승과 이자가 더해지면서 2016년 월 3억원대였던 사용료는 지난해 기준 월 7억8000만원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재상고를 통해 마지막 법리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시 입장에서는 쟁점이 되는 대목이 적지 않다. 이 도로는 하림의 사적 이익을 위한 통로라기보다, 다수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 인프라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민간 사업을 가로막은 것이 아니라 공공성 확보라는 행정 원칙 아래 물류단지 계획을 승인했음에도, 그 과정에서 조성된 도로 때문에 거액의 사용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이러한 소송이 단순한 법리 다툼을 넘어 시민 세금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부지에 대한 사용료는 향후 점유 종료 시점까지 계속 늘어날 수 있어 총액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가 재상고라는 강수를 둔 배경에도 천문학적 수준으로 불어난 사용료 부담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행정적·재정적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도로는 서울시민의 교통 편의와 공익을 위해 사용돼 온 공공 인프라"라며 "현재 판결은 해당 부지를 단순 대지로 평가한 측면이 있는데, 기존 판례와 법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서울시 입장에서 다시 다퉈볼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대리인과 함께 재상고심에 충실히 대응하고, 무엇보다 서울시민에게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림그룹 관계자는 "현재 관련 사안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이를 시와의 갈등 관점에서 보고 있지 않다"며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구체적으로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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