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 한미간 핵 공유·핵무장·전술핵 재배치는 "고려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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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과 이두희 국방부 차관 사이에 오간 문답은 이 같은 '현실과 공식 지위' 사이의 간극을 다시 확인시켰다.
핵심은 명확하다.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핵능력 고도화라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차관은 이날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동시에 "북한의 핵 능력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고 핵 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며 군사적 대비를 계속 강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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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의원의 질의는 북한의 핵무기 규모에서 출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57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반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북한의 핵무기 규모를 80~120개 수준으로 추정했다.
서로 다른 숫자가 공개되면서 북한의 실제 핵전력 규모를 둘러싼 혼선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두 숫자 모두 학술단체 등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근거를 어디서 따왔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답변했다. 즉, 정부가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공식적으로 특정 숫자로 확정해 공개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대목은 북한 핵전력 평가에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핵탄두 숫자는 북한이 실제 보유한 핵물질의 양, 핵탄두 제조 능력, 이미 완성된 탄두와 향후 조립 가능한 탄두의 구분 등에 따라 평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57개와 80~120개라는 숫자 가운데 어느 하나를 정부의 공식 정보판단으로 단정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 "핵능력 상당" 인정하면서 '핵보유국'은 불인정
더 중요한 것은 이 차관의 다음 답변이었다. 이 차관은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핵 능력이 상당하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이는 정부가 북한 핵 문제를 바라보는 두 개의 기준을 분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첫째는 군사적 현실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으며, 우리 군은 이를 실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대응해야 한다.
둘째는 외교·국제질서상의 지위다. 북한을 국제적으로 공인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결국 정부의 입장은 "북한의 핵무장 현실은 인정하지만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상의 현실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핵보유국 지위'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유영하 "한미 정보공유 제한됐나"…이두희 "확인해줄 수 없다"
유 의원은 북한 핵 문제를 넘어 한미 정보공유 문제도 파고들었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 미국 측이 문제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 핵 관련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는지를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한미 간 정보교류 관련한 부분은 제가 구체적으로 확인시켜드릴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는 한미 정보공유 체계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원칙적 답변으로 해석된다.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뿐 아니라 한미 연합 정보자산을 통해 확보되는 정보가 중요한 만큼, 실제 정보공유 수준과 제한 여부는 민감한 군사기밀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차관의 답변만으로 "한미 간 북한 핵 정보공유가 제한되고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 "실시간 공유 가능"…30분설 반박
유 의원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시간도 집중적으로 따졌다.
유 의원이 평양에서 수도권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우리 독자 정찰자산으로 탐지하고 해당 부대까지 전파하는 데 30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차관은 "그렇지 않다.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 군의 탐지·전파체계가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졌다는 정부의 판단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발사 이후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탐지에서 식별, 전파, 요격·타격체계 연동까지의 시간이 핵심이다.
따라서 이날 이 차관의 답변은 단순히 '30분이냐, 실시간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군의 독자적인 감시·정찰 및 지휘통제체계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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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유 의원 외에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의 질의도 이어졌다. 앞서 지난 8일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미 간 핵 공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F-35 전투기 전술핵 탑재훈련 등으로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박 의원이 이 제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캐물었다.
이에 이 차관은 "우리 정부는 전술핵 반입, 핵무장, 핵 공유 등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대응은 한미동맹과 확장억제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핵무기 배치나 도입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할 국가적인 문제"라고도 했다.
결국 현 정부의 대응전략은 자체 핵무장이나 미국 전술핵 재배치보다는 한미 확장억제와 연합방위체계를 중심으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다만 이는 유 의원이 아닌 박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는 점에서, 이날 대정부질문 전반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의 핵정책 원칙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점도 짚어둘 만하다.
◇ '핵보유국'이라는 표현, 정확하게 구분해야
이번 국회 질의에서 확인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북한은 이미 여러 차례 핵실험을 실시했고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왔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핵능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북한 핵 문제를 보도하거나 정책적으로 논의할 때도 '핵보유국'이라는 표현과 '사실상 핵무장국'이라는 표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유영하 의원과 이두희 차관의 문답은 바로 이 지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 핵위협의 현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인정하지 않는다.
◇ 문제는 이제 그 다음이다.
북한의 핵탄두가 57개인지, 80~120개인지에 대한 숫자 논쟁을 넘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어떻게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한미 확장억제와 한국군의 독자적 대응능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북한 핵문제에서 필요한 것은 '핵보유국 인정 여부'에 대한 정치적 논쟁만이 아니다.
실제 북한의 핵능력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위협에 우리 군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은 이 두 가지 질문을 다시 우리 앞에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