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국산화 손잡고 나설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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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과는 별개로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IE테크놀로지로부터 이차전지 분리막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기술유출로 날을 세우며 대립하고 있는 만큼 “모든 협력을 끊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핵심원료 공급을 통해 여전히 교류를 잇고 있다는 의미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수출 규제에 대비해 오래전부터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 소재에 대해 공급선을 다변화해 왔다. 통상적으로 2~3개 업체 소재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LG화학으로서는 SK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분리막이 결국 일본 수출규제 대비책 중 하나인 셈이다.
◇ 日 수출규제 압박, 국가적 위기… 이차전지 손 잡을 때
외신 등은 내달 2일께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1일 후인 다음달 23일부터 약 1100여개의 일본산 소재·부품은 90여일간의 심사를 받은 후에야 수입이 가능해진다. 원료 수급불안 리스크가 상시화된다는 얘기다. 가장 큰 우려가 나오는 품목으로는 전기차배터리를 포함한 이차전지와 수소산업 관련 정밀 소재·부품이 거론된다. 이차전지는 산업연구원이 최근 하반기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13대 주력산업으로 새롭게 반영할 정도로 한국 산업과 수출에 중요한 파트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 LG와 SK간 배터리 공방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위기를 앞두고 한 목소리를 내며 뭉쳐있어도 모자랄 판에 사분오열해서는 그만큼 대응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민간의 두 업체가 사법의 영역에서 다투고 있는 부분이어서 나설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국난이 있을때 기업들이 서로 단합하면 화합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한쪽 손을 들어 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양사가 벌이는 소송이 현재 일본 수출규제와는 별개의 문제일 뿐 아니라, 서로 협력해야 할 일이 있다면 사업적으로는 충분히 교류할 수 있다고 봤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업계가 한 자리에 모였을 때도 양사간 문제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만약 두 업체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국가경제적 악영향이 우려되면 그땐 정부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 LG·SK 갈등에… 소재 국산화 기회 놓쳐선 안돼
전문가들은 소재·부품 국산화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해법으로 대기업이 신제품 개발 단계부터 전 과정을 중소기업이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삼성·SK·LG 3사의 주도 아래 이러한 해법이 물꼬를 텄으나, 양사간 소송전으로 멈춰선 데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배터리 3사는 자발적으로 정부에 제안해 ‘차세대배터리 펀드 결성 및 핵심기술 공동 연구개발’을 약속했다. 펀드를 조성해 유망 중소 핵심소재기업들을 키워 차세대 배터리 밸류체인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는 핵심소재 중 하나라도 뒤처지면 병목현상이 발생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구조”라며 “3사가 손 잡고 소재기업 육성에 나섰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펀드 조성에 대한 논의는 양사 갈등 이후 올스톱됐다. 업계 관계자는 “3사가 함께 이차전지 산업계 경쟁력 향상을 위해 상생하자는 분위기였는데, 양사의 소송전이 찬물을 끼얹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기업이 중소기업 육성에 역할을 해 주는 것은 정부로서도 바라는 바이면서 생태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면서 “하지만 기업별 이익과도 부합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핵심 인력을 빼가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일본 파나소닉 등과 차기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양사간 소송전에 대해 배터리업계는 ‘자중지란’이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 5월 LG화학 소송 직후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금은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이라며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쟁이 심해져 국내기업들이 함께 끌고 가야된다”고 한 바 있다.
한편, 지난 4월 말 LG화학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로 미 ITC 등에 SK이노베이션 제소 계획을 밝힌 직후부터 양사는 수차례 비난과 반박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소송은 장기전이 예고된 상태다. ITC 제소 건은 내년 상반기 중 예비판결이, 하반기께 최종판결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 지방법원 소송건은 최소 2~3년이 걸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