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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최근 펴낸 에세이 ‘수상록’에서 이같이 말한다. 책에서 정 전 총리는 마치 바로 옆에서 대화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여느 정치인의 에세이집과 달리 경어체와 구술체로 써진 이 책은 1~2쪽에 그치는 짧은 호흡의 에피소드들로 구성됐다.
책에는 직장인에서 정치신인으로, 초선 국회의원에서 당대표, 국회의장, 국무총리에 이르기까지 스물여섯 해 동안 정치인의 ‘생각’이 담담하게 담겼다.
저자는 곳곳에서 가벼운 얘기를 한다. 술, 인형, 영어에 관한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 최고 방역책임자답게 ‘코로나19’에 맞선 긴박하고 진지한 싸움이 여러 층위로 펼쳐지다가도 장인, 부인, 자녀 등 정치인의 가족사가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소개된다.
본래 저자가 국무총리가 되기 전 출간하려던 이 책은 국무총리라는 공직의 무게 때문에 출간을 미뤘다가 코로나19에 관한 뒷이야기를 더해 펴내게 됐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에세이집에는 93편의 에피소드가 담겼다. 제1장 ‘무엇이 올바른지’에 수록된 21편의 에세이는 올바름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다. 정치라는 ‘고된 노동’을 증거하면서 젊은 세대에게 바라는 마음까지 여러 이야기가 잔잔하게 얽힌다.
책에서 저자는 이같이 말한다.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서는 무엇이 유리하고 무엇이 불리한지로 분석하지 말고, 무엇이 올바른지를 기준으로 분석하게나. 그러면 단순해진다네.”
제2장 ‘바이러스와 싸우다’는 2020년 세계를 위협한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 대한민국 정부가 어떻게 싸워 왔는지에 관한 생생한 기록이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방역사령부’ 안쪽의 이야기라 더욱 흥미롭다.
저자는 “그날의 풍경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완전히 빈 도시였다. 번화가인 동대구역 앞에는 사람 한 명 지나다니지 않았다. 하필 비도 좀 내려서 처량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이러다가 우리 대구가 중국의 우한시처럼 되는 게 아닐까 불안감이 들었다. 총리라는 사람이 몸으로라도 막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이밖에도 저자는 당시 대구 시민들의 공포와 인내심, 마스크 가격에 관한 이야기, K방역 등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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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민주주의자 정세균’은 직장 생활을 하던 사람이 어떻게 정치에 입문했으며 정치인으로서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들려준다. 제5장 ‘응, 아저씨가 진짜 세균맨이야’는 저자의 성장기와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1950년 전북 진안에서 태어난 정 전 총리는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 이후 고려대 법학과를 다니면서 총학생회장까지 맡았다. 졸업 후에는 종합무역상사에서 근무했으며, 미국 페퍼다인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경희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후 1998년 중앙일보 의정 활동 평가에서 전체 299명 국회의원 중 1등을 차지했고, ‘가장 신사적인 의원’에게 주는 ‘백봉 신사상’도 총 6차례 수상했다. 2006년 2월 산업자원부 장관에 취임한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성공적인 자원외교 활동을 벌였으며, ‘질 좋은 성장’이란 화두를 던져 공감을 얻어냈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민주당 대표를 역임했다. 6선 국회의원으로 국회의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 제46대 국무총리로 코로나19와 맞서 싸웠다.
이소노미아. 310쪽. 1만5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