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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내년 부통령 선거 출마…권력 연장 ‘꼼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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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9. 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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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ines Duterte <YONHAP NO-3269> (AP)
로드리고 두테르테(76)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실시되는 대통령 및 부통령 선거에서 집권당 ‘PDP 라반’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사진=AP 연합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76)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실시되는 대통령 및 부통령 선거에서 집권당 ‘PDP 라반’의 부통령 후보로 나선다. 이를 두고 헌법상의 임기 제한을 피해 권력을 연장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CTV뉴스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날 PDP 라반은 400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5월 9일 열리는 대통령 및 부통령 선거의 후보자 지명을 위해 전당대회를 열었다.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로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명됐으며, 본인도 이를 승인했다.

지난달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부통령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987년 제정된 필리핀 헌법은 대통령 임기를 6년 단임제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조지프 에스트라다와 글로리아 아로요 전직 대통령 등이 퇴임 후 하위 공직에 출마해 성공하긴 했지만 부통령직은 아니었다.

전통적으로 부통령의 역할은 의례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통령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권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법적 조치를 피하기 위한 술수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또 부통령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비교적 정치적으로 입지가 약한 러닝메이트를 물색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부통령 출마 결심은 애국심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해 온 노력들이 지속되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직접 지시를 내리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간 후임으로 오랜 측근이자 자신을 보좌해온 크리스토퍼 봉 고 상원의원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봉 고 상원의원은 이날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두테르테 대통령과 같은 무게를 지닌 인물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통령 후보자 지명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PDP 라반이 대통령 후보 등록 시한까지 후보를 내세울 수 있을지 불투명하게 됐다.

PDP 라반이 봉 고 상원의원에게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설득 중인 가운데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아버지와 다르게 자신이 창당한 ‘HNP’ 정당 소속인 사라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유력 대통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은 하지 않고 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FP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당국은 중국인 마약사범 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목숨을 잃은 데 유감을 표한다”면서 “마약사범의 출신 국가들이 우리의 법 집행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임 후 마약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소탕 과정에서 반인륜적인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보고서에 따르면 마약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이들은 5300명 이상이며 인권단체들은 실제 사망자가 몇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을 제기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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