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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5일(현지시간)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20년 만에 통치권을 잡았다. 하지만 국제사회로부터 정식 정부로 인정받는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서방 국가들이 탈레반을 압박하기 위해 원조를 중단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아프간 자산을 동결한 충격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아프간의 화폐 가치가 떨어지자 식용유와 밀, 쌀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55% 급등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전 세계 43개국에서 기근 위기에 처한 인구는 4500만명으로, 올해 초의 4200만명에서 크게 늘었는데 증가분의 대부분이 아프간에서 기인했다고 밝혔다. WFP는 앞으로 몇 달 안에 4000만명에 달하는 아프간 인구의 절반이 빈곤선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동들의 기아 문제는 특히 심각하다고 ABC뉴스는 보도했다. 카불에 위치한 인디라 간디 어린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병원 내에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들 전용 병실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두 달간 병원에 실려 온 아동 가운데 적어도 25명이 사망했으며 일주일에 약 30명의 환자들을 새로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양실조로 병원의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은 끊임없이 늘고 있지만 병원 내 인력은 한계에 다다랐다.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대부분은 3개월째 월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아프간의 상황을 “대참사”라고 일컬으며 기아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내년부터 매달 2억2000만달러(약 2600억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는 테러로 치안 안정도 시급한 문제다. 지난달부터 모스크(이슬람사원)와 군 병동 등을 대상으로 수 건의 자폭 테러가 발생해 1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이은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탈레반은 지난 3개월 동안 600명이 넘는 IS 테러리스트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치안 강화를 위해 모스크 주변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지나가는 차량과 오토바이, 트럭을 불시 검문하는 등 시내에서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여성의 인권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탈레반은 재집권 당시 여성에게 부르카(몸을 가리는 의복)를 강제하지 않고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이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으며 여학생의 등교는 금지됐다. 지난 7일에는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일했던 여성 인권 운동가 4명이 피살되기도 했다.
이렇듯 생명이 위협당하는 상황에도 탈레반 집권 이후 여성들의 크고 작은 항의 시위는 이어지고 있다. 전날 카불에는 수십명의 여성들이 모여 학습권과 노동권을 요구했다. 이들은 “배고픔은 참을 수 있지만 정의에 반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정부에 자유와 권리를 요구한다”고 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