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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내기’ 시작한 박성호 하나은행장, 2년차 경영키워드는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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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1. 12.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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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반 마련 초점 둔 조직개편
'야심작'인 플랫폼 조직 확대
영업 대신 자산관리 부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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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2년차를 맞는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본인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박 행장은 지난 3월 선임돼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서 그룹 내 입지를 다졌다. 올해는 조직 정비와 청사진을 그렸다면, 내년에는 보다 박성호 체제를 강화해 탄탄한 은행 성장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직 개편은 영업 조직 단순화, 플랫폼 조직 확대, 자산관리그룹 강화가 주된 변화다. 특히 자산관리부문은 박 행장이 취임 이후 우량 고객 발굴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왔던 조직이다. 이번에 투자상품본부를 신설하면서 지난 2018년부터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 상흔을 떨쳐내는 동시에, 위축된 영업력을 강화하고 더욱 다양한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선보여 수익성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행장의 ’야심작’인 ‘플랫폼 조직’이 더 확대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플랫폼 조직은 기획과 개발, 영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 박 행장은 선제적으로 리테일 조직에 이를 도입해 ‘디지털리테일그룹’으로 재편했던 바 있다. 다른 은행들이 디지털 관련 기술 개발과 영업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던 것에서 차별화를 꾀한 조치였다. 특히 플랫폼 경쟁력 강화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핵심 경영전략 중 하나다. 박 행장이 그룹 경영전략의 연장선상에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나가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자금시장그룹을 다시 경영기획그룹 산하 본부로 편입한 것도 이번 개편의 포인트다. 자금시장그룹은 자금조달, 증권운용 등을 담당하는 재무부서로 분류된다. 은행 경영 전략을 짜는 경영기획그룹 산하로 편입되면서 조달과 전략을 한 그룹에서 총괄하게 되면 신사업 추진 등에서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중 하나인 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자금시장그룹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재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는 것과 다른 행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성호 은행장은 최근 2022년 하나은행을 이끌고 갈 주요 경영진을 선임하고, 본인의 경영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조직개편도 마무리했다. 지난 3월 취임한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본격적으로 박성호 체제를 구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7월 조직개편은 소폭으로 이뤄지면서 방향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그 방향성을 중심으로 조직 전반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면서 단순화하고, 임원도 절반가량을 교체해 확실히 역량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박 행장은 영업 그룹 조직을 단순화한 반면 자산관리그룹은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상속·증여를 세분화한 전문 센터를 별도로 둘 정도로 자산관리 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최근 유동성이 다시 은행으로 몰리면서, WM부문의 경쟁력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박 행장은 강한 부분에 더 힘을 실어주면서 확고한 ‘강자’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에는 투자상품본부를 신설했다. 박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자산관리 명가로서의 하나은행 역량을 강조해왔다. 초우량고객을 위한 지점 설립, 마이데이터 활용 확대 등을 꾀하면서다. 이번에 투자상품본부를 새로 만들면서 과거 DLF사태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태를 떨쳐내겠다는 의지도 엿볼 수 있다.

반면 영업그룹은 기존에 지역별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합쳐 하나의 ‘영업그룹’으로 재편했다. 그러나 지방은행이 별도로 없는 충청영업그룹은 존치시켰다. 과거 ‘충청은행’ 때부터 이어오던 지역영업에서의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박 행장의 ‘야심작’인 플랫폼 조직도 확대했다. 디지털 부문과 영업 부문을 별도로 운영하는 여타 은행들과 달리, 하나은행은 개인영업부분에 디지털을 융합해 ‘디지털리테일그룹’을 플랫폼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 조직은 각 그룹 산하의 본부를 유닛(Unit, 팀 개념)으로만 구성하는 방식으로, 기획과 개발, 영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난 7월 리테일영업에만 도입했던 플랫폼 조직을 자산관리그룹과 CIB(기업투자금융)그룹까지 적용하면서 빠른 영업환경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플랫폼 조직 도입은 그룹 전체의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2018년부터 금융사의 ‘플랫폼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디지털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강조해왔다.

박 행장은 또 그룹을 줄이고 본부를 늘리면서 효율성을 강화하는 흐름에서, 자금조달 등을 담당하는 자금시장그룹을 본부로 전환, 경영기획그룹 산하에 배치했다. 아직 자금시장부문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우리은행과는 대조적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자금관리 부문을 전략 그룹에서 총괄하면서 신사업이나 투자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폭넓은 조직개편에 따라 임원들도 상당수 교체됐다. 기존 15명의 임원(그룹장 기준) 중 7명이 퇴임하면서 승진인사 5명, 이동인사 2명이 각각 자리를 채웠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은 확실히 핵심 성장부분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보인다”며 “은행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면서 장기적 질적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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