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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원정출산 아기 시민권 제한…대법원 패소 뒤 행정명령 2건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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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0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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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출산·적성 외국인·외교공관 직원 자녀로 제한 대상 확대
원정출산 목적 비자 신청을 사기로 규정
연간 원정출산 2만∼2만5000명 추산
수정헌법 14조 위반 소송 재점화
USA GOVERNMEN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출생시민권과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발언하고 있다./EPA·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원정 출산(birth tourism)을 단속하고, 일부 외국인의 미국 출생 자녀에 대한 시민권(birthright citizenship)을 제한하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한 포괄적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은 지난 6월 30일 연방대법원에서 수정헌법 14조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번 조치는 원정출산과 일부 외국인의 미국 출생 자녀로 적용 범위를 좁혔지만, 새로운 법적 공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 행정명령 2건으로 원정출산·일부 외국인 자녀 시민권 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원정 출산 단속과 일부 외국인의 미국 출생 자녀에 대한 시민권 제한을 각각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연방대법원의 기존 결정을 "매우 유감스럽다"고 평가하면서 "매우 불공정하기 때문에 조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정헌법 14조가 '노예의 아기들(babies of slaves)'을 위해 마련됐으며 부유한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유층이 출생시민권을 둘러싼 사업을 만들고 "돈으로 시민권을 사려한다"며 이를 '수치(disgrace)'라고 비판했다.

USA-TRUMP/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ㅗ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 서명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백악관, 이민국적법 215조(a)로 비자 사기·원정출산 알선업체 단속

새 조치의 첫 번째 대상은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주기 위해 실제 입국 목적을 숨기고 미국에 들어오는 임신부다. 대리모를 이용한 상업적 원정 출산도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두 번째 행정명령은 국무부 장관과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원정 출산을 차단할 규정과 지침을 마련하고 국내외 알선업체를 단속하도록 지시했다. 미국은 이미 2020년부터 자녀의 시민권 취득을 주목적으로 관광·상용 비자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민국적법(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INA) 215조(a)를 이번 조치의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은 관광 목적이라고 밝힌 뒤 실제로는 원정 출산 시설에서 아이를 낳는 행위가 '미국 정부에 대한 사기(fraud)'라고 주장했다. 그는 215조(a)를 "연방 법전에서 가장 강력한 법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윌 샤프 백악관 직원비서관도 이번 조치가 법적으로 인정된 수단(legally validated means)에 근거해 대법원 결정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USA-TRUMP/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왼쪽)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 서명 행사 중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이를 듣고 있다./로이터·연합
◇ 트럼프 행정부, 외교공관 직원·적성 외국인 자녀까지 출생시민권 제외 확대

적용 대상은 원정 출산에 그치지 않는다. 행정명령은 외국 정부를 대표해 미국에서 근무하는 일부 외교공관 직원의 자녀도 자동 시민권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기존에 인정된 대사와 외교관 가족의 예외를 다른 비시민권자 직원으로 확대하려는 조치라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해석했다.

미국 정부가 적성 외국인(alien enemies)으로 분류한 사람과 연방정부 지정 외국 테러단체 구성원의 미국 출생 자녀도 대상이다. 백악관 관리는 외국 정부를 위해 로비하거나 활동하는 일부 인사의 자녀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법원이 역사적으로 외국 주권자·외교관의 자녀, 적대적 점령군의 자녀, 외국 정부 선박에서 태어난 아이, 미국 원주민 부족 구성원의 자녀 등을 출생시민권의 예외로 인정해 왔다고 전했다.

미국령 출생자의 시민권 제한은 즉시 시행되지 않는다. 의회가 미국령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자동 시민권을 부여하는 현행법을 먼저 바꿔야 한다. 관련 법안은 지난달 발의됐지만, 통과 가능성은 낮다. 입법이 이뤄질 경우 푸에르토리코 출생자가 주요 적용 대상이 된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 미 의회, 중국·러시아 원정출산 산업 조사…법조계, 수정헌법 14조 소송 예고

미국 의회도 원정 출산 산업을 조사하고 있다. 하원 감독위원회는 지난 5월 '해브 마이 베이비 인 마이애미(Have My Baby in Miami)'라는 업체에 관련 서류를 요구했다. 감독위원회는 원정 출산을 위해 미국을 찾는 임신부가 주로 중국과 러시아 출신이라며 국가 안보와 선거의 무결성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도 2022년 원정 출산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원정 출산 규모에 관한 공식 통계를 집계하지 않는다. 이민 축소를 지지하는 미국 이민연구센터는 2016∼2017년 1년 동안 원정 출산을 위해 미국에 온 여성이 2만∼2만5000명이라고 추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의 2025년 전체 출생아는 360만명이었다.

법적 쟁점은 대통령이 행정명령만으로 수정헌법 14조가 보장한 시민권을 제한할 수 있는지다. 악시오스와 블룸버그통신은 새 행정명령도 수정헌법 14조 위반을 이유로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 버지니아대의 아만다 프로스트 이민법 교수는 "원정 출산이 문제라면 해법은 기존 규정을 집행하는 것(enforce that regulation)"이라며 별도의 예외 신설보다 기존 규정 집행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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