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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은행 임원 ‘여풍’에 설 곳 없는 4050 남성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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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1. 12. 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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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 금융권의 인사 키워드는 단연 ‘여성 약진’이었습니다. 금융사들은 여성임원 선임으로 성별을 다양화하고,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회의론도 제기됩니다. ESG바람에 떠밀려 여성 임원을 선임해야 하는 상황인데 여성 인재 풀(Pool) 자체가 작다보니, 실력 대비 고평가를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에 따라 비슷한 또래의 남성 직원들의 성과는 저평가된다는 불만이 나오는 실정입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의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등 주요 금융사들이 임원 인사를 마친 가운데, 여성 임원 등용이 속속 눈에 띕니다. 최근 ESG경영 트렌드에 따라 임원진의 성별 구성 다양성 등도 중요한 평가 요인이 되면서 점점 여성 임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여성 직원들은 남성들보다 사회 진출이 빨라 나이도 젊은 편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여성 임원을 선임하면서 다양성을 갖춘 젊은 조직이라는 이미지도 챙길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2차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60년대 후반~70년대생 남성 직원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여성 인재들은 풀 자체가 작아 오히려 임원 등용에서 실력보다 성별과 나이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임원 승진 대상인 부장(관리자)급 직원들은 남성이 거의 90%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성 임원을 선임한다고 조직이 젊고 역동적으로 바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여성들은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비슷한 연차의 남성 직원보다는 나이는 젊지만, 트렌디한 인사이트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점도 장담할 수 없죠.

물론 여성 임원들도 출중한 전문성과 실력을 보유한 인재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도 “여성에게 배타적인 분위기에서 이미 그 자리까지 올라갈 자격을 갖췄다는 것 자체가 실력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고 평합니다. 그러나 “만약 비슷한 실력과 성과를 냈던 남성과 여성 부장급 직원이 있다면, 현재 분위기에서는 여성을 우선 선임하는 분위기”라고도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 자체는 결국 ‘금융권의 여성 인재 부족’ 탓일 겁니다. 금융권에서는 여성 인재들을 육성하기 위한 여러 교육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실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여성들을 분리하는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성이 올라갈 자리를 정해두고, 그에 맞춘 육성을 진행한다는 의미죠.

애초에 여성들의 승진이 적체되고 관리자급(부장급)까지 오르는 비중 자체가 적은 현재 상황은,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등 사회적 요인도 큽니다. 진정한 ESG경영을 위해서는, 기계적으로 여성 임원 숫자를 늘리기 보다는 실효성 있는 경력 단절 방지 대책 등으로 여성 인재 풀을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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