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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광 스님 “선방 전통 있는 한 한국불교 미래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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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2. 02. 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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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학 1호 박사,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
문광 스님 인터뷰
2013년 탄허 스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발표한 논문으로 제1호 탄허학 박사가 된 문광 스님. 서울 중구 동국대 불교학술원 인근 남산 한옥마을에서 문광 스님이 탄허학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김현우 기자 cjswo2112@
유불도(儒佛道) 삼교는 물론 기독교까지 정통한 탄허(1913∼1983) 스님은 교학(敎學)에 밝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선사(禪師)였다. 이런 탄허 스님이야말로 한국불교가 가야 할 길이라고 보고 연구한 승려가 있다. 탄허학 1호 박사인 문광 스님이다.

이달 중순 동국대 불교학술원 인근 남산 한옥마을에서 만난 문광 스님은 한국불교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엘리트 승려’라고 할 수 있는 그는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아사리(승려들의 교사)면서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영남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문광 스님은 고등학교 때 이미 한시를 지을 정도로 한학에 밝았다. 2001년 해인사 원당암으로 출가해 2012년 연세대 대학원에서 중국고전문학 연구로 석사학위를, 2018년 8월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탄허 스님 관련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단순히 교학에만 밝은 승려가 아니다. 스스로 학자가 아닌 선사가 지향점이라고 말한다. 간화선 사랑은 남다르다. 자신의 최고 보물은 ‘화두’라고 하는 스님에게서는 선·교(참선·교학)를 겸비한 탄허 스님이 비친다.

문광 스님은 한국불교가 나아갈 길을 두 갈래로 제시한다. 자신과 같이 한문고전에 능통한 전문가를 기르는 것과 쉬운 말로 고전의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대중 포교다. 스님은 앞으로 불교는 전세계적인 문화교류 속에서 발전하고 모습도 변하리라고 봤다. 그러기에 한국적인 불교전통을 계승발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선방(禪房) 수행 전통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음은 문광 스님과 일문일답이다.

-탄허 스님을 연구하게 된 이유는.

“한국이 과거보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한국 정신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한국의 사상과 정신은 불교와 유교가 근간으로 도교·선가 사상까지 있다. 이 때문에 이걸 모두 다뤄야 한국 정신을 설명할 수 있다. 불교와 유교, 도교를 하나씩만 놓고 보면 탄허 스님보다 뛰어난 사람들은 있지만 유·불·도를 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달성해 통섭하면서 본질을 설명한 사람은 탄허 스님뿐이었다.”

-한글세대에게 불교는 너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원화로 가야 한다. 50대 이하부터는 한문에 약하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이기도 한데 불교한문에 능통한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다음은 고전 내용을 한글로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단순 한글 번역이 아니라 불교 한자어 개념부터 잘 설명하는 책을 만들어서 대중들을 대상으로 포교해야 한다.”

-티베트 불교, 위빠사나 등 다른 불교국가 수행법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데 한국불교는 뒤처진 건가

“한국 불교가 뒤처져 다른 나라 수행법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교류가 전보다 활발해진 것 뿐이다. 이건 긍정적인 거다. 이제는 기후조건을 기술의 발전으로 극복이 가능해지면서 전세계가 같은 수행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각 나라의 불교 수행법들은 사실 기후조건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50년 전에 설악산에서 수행한다고 치자 눈이 쏟아지는데 동남아에서 통하는 조용히 관찰하는 위빠사나 방식의 수행은 불가능하다. 티베트도 고산시대 척박한 환경조건 상 동굴 속에서 스승 한명에 제자 몇명씩 수련하는 패턴이 발전한거다. 석가모니가 활동하던 인도의 경우 탁트인 벌판에 나무그늘에 모여서 설법을 듣기 좋은 구조다. 지금은 기후와 상관없이 각자 여러 불교 수행법 중 맞는 것을 골라서 선택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여러 학문과 수행문화의 근본을 잡는 게 중요하다. 지금 미국에서는 자생적으로 불교 승려가 나오고 한국과 전혀 다른 전통으로 가르침을 전한다. 그런데 한국 전통을 가지고 가서 맞다 틀리다고 할 수 있을까. 전법륜(轉法輪)이다. 불교는 본질을 간직한 채 계속 발전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통섭할 수 있는 본질을 잘 잡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탄허 스님은 한국불교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분이다.”

-한국불교는 간화선·깨달음 지상주의란 비판도 듣는다. 갈 길은 뭔가.

“돈맛에 빠져 승려가 본질을 잊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거지 정말로 깨달음 지상주의 때문에 한국불교가 위기인가. 난 아니라고 본다. 공부하다 죽겠다는 승려 10명만 소개시켜달라.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처럼 수행결사하며 정진하겠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난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을 추천하지만 간화선이야말로 뛰어난 수행법이라고 생각한다. 간화선은 깊은 선정에 들게 한다. 그리고 화두가 잘 안들리니까 그만큼 강한 노력을 하게 된다. 한국불교는 선방과 안거, 수행법이 내려와서 위기 속에도 뛰어난 스승들이 나타나 불교를 살리는 구조다. 보조국사가 고려 불교의 폐단을 극복한 것처럼.”

-송광사를 배경으로 선문염송 강의를 시작한 것도 선방 전통이 중요하다고 봐서인가.

“누군가가 나에게 스님이 된 이후 가장 열심히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고려시대 만들어진 화두집인 선문염송이라고 대답한다. 선문염송은 한국 간화선 역사의 빛나는 대작으로, 800년 한국 간화선 수행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나도 간화선 중심으로 수행한다. 송광사 선원을 보면 한국불교가 위기라면서도 계속 살아남은 이유를 알 수 있다. 송광사 선원에서는 정진하는 스님들이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삼배를 한다. 스님들이 다 같이 거울을 향해 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차 높은 스님과 낮은 스님들이 상호 맞절을 한다. 내안의 부처를 보는 것, 불성 앞에선 누구나 평등하다는 의식, 이런 선방 수행 전통이 한국불교가 지켜야 할 본질이라고 본다.”

문광 스님 인터뷰
문광 스님은 인터뷰 내내 선방 수행 전통이 한국불교가 간직해야 할 보배라고 강조했다./김현우 기자 cjswo2112@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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