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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인재들 모국에 등 돌린다…“개전 이후 20만명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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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3. 1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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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SHOT-RUSSIA-UKRAINE-CONFLICT-DEMO <YONHAP NO-6590> (AFP)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위에 참석한 남성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사진=AFP 연합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가운데 국내 상황에 염증과 불안을 느끼는 러시아인들의 엑소더스가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교육수준이 높은 정보기술(IT) 산업 종사자들에게서 이러한 추세가 두드러져 심각한 인재 유출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행보에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이 모국을 떠나면서 러시아의 인재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로 이주한 라이프스타일 웹사이트 ‘더빌리지’의 편집장인 타냐 시마코바는 회사가 러시아 당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탈출을 결정하게 됐다. 시마코바는 “(러시아에 있으면) 앞으로 15년은 감옥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로 이주한 한 러시아인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 누구든지 최고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면서 폐쇄된 국경과 정치적 탄압, 강제 병역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BBC에 토로했다.

특히 원격근무가 가능한 IT 산업 종사자 등 전문직 계층의 이주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교육수준이 높고 국제정세에 민감하며 푸틴 대통령의 독재에 갖는 거부감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조지아 트빌리시로 이주한 러시아 국적의 게임개발자는 “러시아 당국에 항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자산과 기술을 가지고 나라를 떠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 경제학자 콘스탄틴 소닌 미국 시카고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국을 떠난 러시아인은 무려 2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간단한 짐만 꾸린 채 아직까지 비행이 허용된 터키, 조지아, 아르메니아 등 인근 국가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 조지아 정부에 따르면 개전 이후 입국한 러시아인은 2만5000여명에 이른다. 아르메니아로 이주한 러시아인도 8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인들도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를 피해 인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탄불과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의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모국을 떠난 러시아인들은 임대료와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러시아에서보다 훨씬 안전하고 자유롭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러시아 출신 경제학자 올레크 이츠코키 미국 UCLA 교수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교육수준이 높은 중산층의 러시아 탈출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 집권 이후 2019년까지 러시아를 떠난 이들은 200만명에 이르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IT산업 종사자나 기업가, 학자였다.

이츠코키 교수는 “교육 받은 사람들은 인권 문제에 민감하며 독재 체제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인재 유출은 러시아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인재 유출은 다른 나라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조지아의 기술 사업가 레브 칼라시니코프는 러시아가 현대 역사상 가장 큰 인재 유출을 겪으면서 조지아가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이주한 러시아인을 위한 채팅방을 열었고 현재까지 4000명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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