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천정부지 송출수수료, 홈쇼핑·유료방송사업자 승자 있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onelink.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317010009634

글자크기

닫기

안소연 기자

승인 : 2022. 03. 17. 17:39

2019013101003544600198751
홈쇼핑이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 내는 송출 수수료는 부동산으로 따지자면 임대료다. 목이 좋은 장소일 수록 임대료가 높듯이 지상파 사이의 채널 자릿세가 높기 마련이다. 홈쇼핑 업체들이 내는 송출 수수료도 매해 10% 가까이 오르고 있다. 영업이익은 20% 가까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예외는 없다.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다가 멈추는 ‘재깅 효과’가 필수인 홈쇼핑으로서는 지상파 방송사에 붙어 있어야 장사가 된다. 그래서 송출 수수료가 매 해 오르는 것은 사실 시장의 논리다. 홈쇼핑 업체가 ‘우린 뒤쪽 번호에 배치돼도 된다’고 해버리면 그 때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그럴 리 만무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수료는 매 해 10% 가까이 오르는 상황과 수수료 산정 과정이 공정한지에 대한 물음표가 가득하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른 차원의 물음표가 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보면 홈쇼핑이건 일반 채널이건 간에 TV 자체를 안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료방송사업자들과 홈쇼핑 업체들이 상생하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 점이 독특하게 느껴진다. 거실의 TV를 틀면 지상파 방송이 나오는 게 아니라 유튜브로 연결되는 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건 젊은 세대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홈쇼핑 주 구매층인 5060에게도 해당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홈쇼핑 업체들도 모바일로 판매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어쨌든 ‘TV’ 홈쇼핑 이기에 해당 채널은 유지하지만 이 영향력을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줄이면 굳이 비싼 지상파 사이에 들어갈 이유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역시 시장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IPTV로서는 어떨까.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2020년 기준 IPTV 매출의 25.9%가 홈쇼핑 송출수수료로 구성됐다. 홈쇼핑은 TV 매출 비중을 급격히 축소하고 IPTV는 송출료 수입이 줄어드는 국면이 금방 상상된다.

쉽게 말해 이대로 가면 홈쇼핑은 홈쇼핑으로서 정체성이 변화하고 IPTV는 주요 매출처가 축소되는 상황이 예상된다. 물론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 다만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며 유통 상황이 예기치 못한 속도로 변화하고 건물주들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 준 현상은 참고할 만하다. 물론 대기업들에 그대로 이 상황을 대입하긴 불가능하지만 산업의 측면으로 놓고 보면 무시할 것도 아니다. 이대로 홈쇼핑은 없어지고 IPTV도 어려움을 겪는 것. 자연스러운 변화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사이에 상생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은 볼 수 없는 걸까.
안소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