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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흑석동 소태산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61)은 교단의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불교는 지난해 경전 개정판의 심각한 오·탈자 문제로 내홍을 겪었다. 오도철 당시 교정원장이 물러났다. 후임 오우성 원장도 불과 4개월여 만에 나 원장으로 교체됐다. 교단의 쇄신을 요구한 목소리가 커진 만큼 혁신을 이끌 인물이 필요했다. 나 원장은 1986년 출가해 교정원 훈련부 교무를 시작으로 교화훈련부 과장과 기획실장, 감찰원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서울 강남교당에서 교감교무를 맡을 만큼 교화는 물론 행정업무에도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해는 원불교 입장에서 각별한 해다. 2022년은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은 날을 기준으로 세는 원기 107년이다. 원불교는 36년을 1대로 나눠 시대구분을 하고 있다. 곧 109년 4대가 시작하는 시점으로 3대를 마무리하는 시기다. 한 시대의 마무리를 위한 시간이 별로 없는 셈이다.
나 교정원장은 “천주교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버금가는 혁신을 하겠다”며 “큰 충격이 올 정도의 혁신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출발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종교 대개혁의 상징이다. 라틴어로 진행하던 미사를 각 나라 말로 주례하도록 바꾸고 조상 제사도 수용했다.
우선 원불교 행정수반인 나 교정원장은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교세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불교는 코로나 발생 이후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따르면서 다른 종단보다 먼저 비대면 종교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길어진 비대면 종교활동으로 교화에 활력을 잃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상호 교정원장은 “교화는 결국 사람이 한다”며 교무 복지와 인사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국내 원불교 교당 600개 중 대도시를 제외한 교당은 인구 소멸지역에 있다. 이런 지역들의 교당이 전체 교당의 약 70%나 된다. 이런 곳들은 재정상황이 열악해서 교무들이 장기근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낡은 제도를 던져버리기로 했다. 여자 교무들은 한복과 양장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여자 교무들은 그동안 상징과도 같은 한복만을 입었다. 원불교가 처음 시작된 시절만 해도 정녀들의 한복과 올림머리는 신세대 여성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많이 변해 당장 서울 지하철만 타도 행인들의 구경거리가 된다. 이러니 젊은 여자 교무들 사이에서 시대에 맞는 복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여자 교무의 결혼도 가능해진다. 그동안 남성 교무 대부분은 결혼했지만 여성 교무들은 결혼하지 않았다. 여성은 교무 지원 때부터 독신생활을 약속하는 ‘정녀(貞女) 서약서’를 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서약서를 폐지했는데도 여전히 여성 교무들 사이에선 결혼 여부를 두고 이견이 적지 않다.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게 나 원장 진단이다.
지난해 미국 종법사를 한국 종법사와 별도로 선출한 것도 다른 나라의 문화풍토를 고려한 혁신에 해당한다. 미국 종법사가 없으면 한국 교단의 지시를 매번 기다려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미국의 수평적인 문화에 걸맞은 교화를 독자적으로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밖에 법위 적용을 더 세밀하게 적용하는 안, 교무 정년 연장 안, 출가는 1인 1표를 주는 데 반해 재가는 투표권이 제한되는 문제 등이 거론됐다.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나 교정원장은 원불교 경전인 대종경 구절은 언급했다. 그는 “‘스승이 법을 새로 내는 일이나 제자들이 그 법을 받아서 후래 대중에게 전하는 일이나, 또 후래 대중이 그 법을 반가이 받들어 실행하는 일이 삼위일체로 되는 일이라’는 구절이 있다”면서 “과거에는 반가이 법을 받들면 됐지만 이제 전해야 하는 입장에서 내가 후대의 모범이 되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단의 혁신이란 중책을 맡은 만큼 성찰에 힘써 교단에 누가 되지 않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