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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검수완박’으로 또 멀어진 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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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구 기자

승인 : 2022. 05. 12. 06:00

두 기관 능력 극대화할 방안 모색해야
김현구
최근 서초동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다. 지난달 급박하게 돌아갔던 검수완박 국면에서 수사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 검찰은 수많은 자료를 내고 브리핑을 열면서 검찰 수사권의 존재 필요성을 목놓아 외쳤다.

이 과정에서 피해를 본 집단 중 하나는 바로 경찰이었다. 물론 검찰은 자신들의 직접수사 필요성과 권한을 주장하기 위해 경찰을 끄집어낼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놓친 부분을 검찰이 찾아냈다는 식의 주장은 경찰이 무능하니 검찰의 통제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경찰에 많은 권한을 주면 안 된다는 식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했다.

과거 경찰은 검찰에 의해 통제와 지시를 받는 사실상 하위기관이었다. 물론 검찰에 더 많은 책임이 부여되긴 했지만, 검찰이 그만큼 막강한 권한과 영광을 차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두 기관은 공생관계일 수밖에 없다. 사건을 효율적·합리적으로 해결하고 범법자에게 적절한 형을 집행하는 데 있어 두 기관이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검찰에게 부족한 수사 활동력을 갖고 있고, 검찰은 경찰에게 부족한 법리적 지식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즉 두 기관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상호보완을 해주는 것이다. 단순히 경찰이 자체적으로 사건을 수사해 송부하고 검찰은 이를 검토해 기소 내지는 보완요청하는 등 문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초기부터 ‘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검수완박 사태는 검·경 모두에게 상처만 안겨줬다. 검찰은 일부 수사권을 지킬 수 있는 ‘여지’를 확보했지만 여전히 완전 박탈의 가능성은 있는 상황이며, 경찰은 검찰의 여론전으로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무능한 집단으로 매도됐다. 두 기관의 사이가 이전보다 멀어진 상황이다.

이제는 단순히 수사권을 ‘검찰에 준다’ ‘경찰에 준다’ 등으로 싸울 것이 아니라 두 기관의 능력을 극대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극단적인 검수완박에 반대한 차기 정부에서는 좀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형사사법체계를 세우는 논의를 해줄 것을 기대한다.
김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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