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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테토력 甲 픽업’ 지프 글래디에이터 반전 매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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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6. 06.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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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글러 DNA에 픽업 실용성까지 더해
일상 주행 여유, 오프로드보다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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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외관./김정규 기자
타기 전 기대했던 만큼 만족감을 주는 차가 있다. 반면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예상 밖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차들도 존재한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분명 후자에 속한다. 처음 마주했을 때만 해도 걱정이 앞섰다. 거대한 차체, 정통 픽업트럭 특유의 투박한 외형, 강한 오프로드 이미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30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일주일간 직접 차량을 몰아본 뒤 내린 결론은 의외였다. 지프 글래디에이터의 가장 큰 매력은 험로가 아닌 일상에 있었다. 최근 경기도 일대와 전라북도를 오가며 차량을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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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실내./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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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실내./김정규 기자
우선, 처음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압도적 높이의 시야였다. 일반 SUV보다 훨씬 높은 차체 높이 덕분에 도로 위를 내려다보는 느낌이 강했다. 전고는 1860㎜에 달한다. 거대한 차체 때문에 운전이 부담스러울 것이란 예상을 했는데, 시야가 넓어 오히려 차체 감각을 익히기는 쉬웠다.

몰론 시내나 주차장에선 5520㎜라는 전장은 부담으로 다가오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스티어링 휠 조작은 일반적인 SUV보다는 무거웠지만, 예상보다는 가볍고 차체 반응도 자연스러웠다.

주행감각도 마찬가지였다. 글래디에이터에는 최고출력 284마력의 3.6리터 펜타스타 V6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출력 수치보다 인상적인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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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외관./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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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바퀴./김정규 기자
가속 페달을 밟으면 거대한 차체를 억지로 끌고 가는 느낌이 아닌 여유롭게 밀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변속 역시 운전자 의도에 맞춰 필요한 순간에만 개입했다.

노면 상태가 나빠질수록 글래디에이터의 진가는 더 분명해진다. 지프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비포장도로에서도 시승했지만, 별다른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나'하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차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트루-락 프론트 리어 전자식 디퍼렌셜 잠금장치는 휠로 전달되는 동력을 극대화해준다. 다나 44 솔리드 액슬도 전후로 적용돼 최대 2721㎏의 견인력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오프로드 성능은 일상 주행에서도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과속방지턱이나 노면이 거친 구간을 지날 때 긴장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자신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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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적재함./김정규 기자
실용성은 최상급이다.적재함은 단순히 짐칸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확장하는 공간에 가깝다. 약 1000ℓ의 적재 능력을 갖춰 캠핑 장비나 자전거, 낚시용품 등도 넉넉하게 실을 수 있다. 적재함 내부에는 230V 전원도 제공된다. 실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글래디에이터를 선호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하나의 매력은 개방감이다. 글래디에이터는 루프를 뗄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도어까지 분리할 수 있다.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바람과 풍경을 즐기는 도구로 변신하는 셈이다. 최근 SUV들이 점점 비슷해지는 상황에서 글래디에이터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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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외관./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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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글래디에이터 루비콘 외관./김정규 기자
반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최신 국산 SU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통풍시트 등은 없다. 연비 역시 복합 기준 6.4㎞/ℓ 수준에 그친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큰 불만은 생기지 않는다. 글래디에이터는 최신 기술과 편의사양으로만 운전자를 만족시키는 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차들이 줄 수 없는 경험으로 설득하고 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느껴지는 높은 시야, 거대한 차체가 주는 존재감,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말이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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