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기관이 '칸막이식' 운영
내부심의·협조요청까지 최소 일주일 이상
방심위 부재로 10개월간 공백기도
이달 정부 통합 대응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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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성평등가족부(성평등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가 지원한 피해자는 1만637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피해 건수는 1만6833건에서 1만7629건으로 5%가량 늘었다. 다만 실제 피해는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정보통신 사업자가 자율 규제로 삭제·차단 조치한 디지털성범죄 관련 정보는 14만건에 이른다. 피해자와 정부가 인지하지 못했거나 신고되지 않은 피해가 더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피해 규모는 계속 늘지만 정부 대응은 여전히 더디다. 현재 디지털성범죄 대응은 성평등부가 피해자 지원과 보호, 경찰은 범죄 수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정보통신 사업자 규제와 협조 요청,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는 게시물과 사이트 심의를 맡는다. 최초 신고가 경찰과 성평등부에 접수되면 이들 기관의 요청으로 방미심위가 심의한다. 그 결과를 다시 방미통위에 전달해 실제 사업자에게 삭제나 차단 조치를 요청한다. 자체 모니터링은 성평등부 산하 디성센터가 진행한다.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려면 4개 기관을 거쳐야 한다.
부처 간 업무간 분절돼 있기 때문에 하나의 게시물이 실제 삭제되기까지는 최소 일주일 이상이 소요된다. 특히 해외 사업자 협조는 즉각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성평등부가 해외 사이트 운영자와 호스팅 사업자에게 발송한 영상물 삭제요청 공문은 지난해 3만8468건이었다. 그러나 해당 사업자가 응하지 않은 경우는 30%에 육박한다.
실제로 국내에서 불법촬영물 2400여건이 유통되고 있는 한 사이트는 지난 5월 18일 심의가 이뤄진 후 8일 뒤인 같은 달 26일에 차단 조치됐지만, 이틀 뒤 바로 재생성됐다. 디지털성범죄가 지능화되면서 피해 확산이 단속보다 단순 계산으로 4배가량 빨라진 것이다.
게다가 하나의 기관만 제 역할을 못해도 대응 전체가 불가능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이 공석이었던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 방미심위 구성까지 사실상 모든 심의가 정지됐던 경우다. 심의 권한은 방심위와 방미심위에만 있기 때문에 10개월간 피해자들은 아무 보호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성평등부와 방미통위, 경찰청은 지난 5월 '범정부 디지털성범죄 피해 통합지원단'을 출범했다. 다만 통합지원단은 당장 기존 업무 구조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또 유효기간 2년의 국무총리 훈령을 근거로 출범해 한시적 대응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통합지원단은 디지털성범죄 대응에 있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술 발전과 함께 범죄 수법도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기관 간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