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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곡물 협정 참여 중단 “흑해함대 공격받아”…식량안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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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10. 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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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S-UKRAINE-RUSSIA-UN-CONFLICT-US <YONHAP NO-0691> (AFP)
지난 8월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인 오데사항에 곡물 2만3000톤을 실은 선박이 정박해 있다./사진=AFP 연합
러시아가 자국 흑해함대를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가 공격했다며 지난 7월 체결한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가 가까스로 안정을 되찾은 세계 식량 가격이 또다시 요동치며 식량안보 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크름반도 남서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의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면서 "러시아는 곡물수출협정에 따른 선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협정 이행에 대한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외무부는 러시아 선박에 대한 드론 공격에 영국 군사 전문가들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국방부는 즉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측이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을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드론 16대가 공격에 동원됐으며, 대부분의 드론은 격추됐으나 자국 소해정(기뢰 제거함)이 손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흑해를 지나는 곡물수출 선박의 안전을 120일간 한시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곡물수출협정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이 재개되고 러시아의 곡물 및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면제받으면서 치솟았던 식량 가격이 안정을 되찾았다. 곡물수출협정으로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900만톤 이상의 곡물을 수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하고 다시 식량을 무기화하기 위한 자작극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연설을 통해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다시금 기근의 위협으로 빠뜨리기 위한 러시아의 투명한 시도"라면서 유엔과 주요20개국(G20) 등 국제기구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지난 9월부터 곡물수출을 방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며 현재 200만톤 이상의 곡물수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가 세계 식량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며 '헝거게임(hunger games)'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곡물수출협정 중단에 대해 "세계인들이 식량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굶주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화하면서 중저소득 국가는 식량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면서 "이미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와 식량 불안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갑작스런 협정 참여 중단 선언은 협정 시한인 11일 19일을 앞두고 나왔다. 전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곡물수출협정 연장을 촉구한 바 있다. 앞서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협정이 연장될 것으로 낙관했지만, 이번 사태로 협상 연장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앞서 러시아는 협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국의 곡물과 비료 수출이 여전히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면서 불만을 표시해왔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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