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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량’ SK에도 회사채 미매각 우려가?…기업 자금조달 비용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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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2. 11. 0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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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물 CP…총 2000억 규모
채권시장 투자 수요 부진 영향
한화솔루션 등 미매각 사례도
저신용 기업 회사채는 더 불리
자금조달비용 불어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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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서린빌딩 사옥./연합
초우량기업 SK㈜가 사상 처음으로 회사채가 아닌 기업어음(CP)을 장기물로 발행하며 기업들의 자금조달 난항이 예상된다. 보통 장기차입은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회사채를 이용하는데, 대기업조차 최근 채권시장 수요 부진 등을 고려해 CP발행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은 더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는 오는 10일 총 20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자금은 지난 6월과 7월에 발행했던 단기 CP 상환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그동안에도 CP는 자주 발행했지만, 유독 이번 발행이 이목을 끈 건 기간 때문이다. 보통 CP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으로 활용되지만, SK㈜는 이번에 3년물 1000억원, 5년물 1000억원 규모로 장기로 발행하기로 했다. 장기 CP발행은 회사 창사 후 처음이다.

보통 기업들은 장기 차입을 위해 CP가 아닌 회사채를 활용한다. 특히 신용등급 'AA+'의 SK㈜는 지난해에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8조602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던 바 있다. CP에 비해 회사채가 금리 등 조달비용이 더 저렴하고, 이자를 나눠서 지급하게 돼 지출 부담도 적다. CP는 이자를 일괄 계산(할인)해 미리 차감하고 대금을 지급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CP보다 선순위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회사채를 더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더구나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SK㈜의 회사채는 시장 수요도 높은 편이다. 지난 9월에도 SK(주)는 채무 상환을 위해 약 3700억원 규모로 2·3·5년물 회사채를 각각 발행했고, 전량 매각에 성공했었다.
15-SK㈜ 신용평가 및 최근 채권 발행 내역
15-SK㈜ 신용평가 및 최근 채권 발행 내역
SK㈜는 CP 발행에 대해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미리 자금 조달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이달 28일과 다음달 7일 각각 800억원 규모·6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도 앞두고 있어서 자금 조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만큼 채권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SK 관계자는 "장기 CP로 자금 조달 방안을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라며 "회사채 발행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레고랜드 사태를 시작으로 일반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부진하자, 자금마련 창구를 다각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부터 대기업은 물론 더 우량한 공공기관의 채권도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7일 한화솔루션이 발행한 AA-등급의 1000억원 규모 회사채 공모에는 130억원 어치만 매각됐고, 함께 발행한 500억원 규모 회사채는 전량 미매각됐다. 신용도가 더 높은 AA등급의 LG유플러스도 3년물 600억원 규모 회사채 공모에서 수요 100억원을 모으는데 그쳤다.

미매각된 채권은 증권사가 인수했다가, 유통시장에서 매각하게 된다. 채권 수요 자체가 저조한 만큼 유통시장에서 가격이 떨어지면 향후 신용평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대기업 계열사도 회사채 시장에서 고전하는 만큼 앞으로 신용도가 더 낮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올리며 시장 금리는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량 회사채뿐만 아니라 금융채, 공공기관 채권도 가산금리가 높아지는 등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용도 최고의 대기업도 CP 발행으로 눈을 돌릴 정도라면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는 더욱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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