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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는 후계자 vs 정치 선전수단 일환...엇갈린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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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 기자

승인 : 2023. 02. 26. 12:32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 참석...김정은 옆에서 첫 삽 떠
김주애 급부상에 '후계자설' 수면위로...'주애' 동명이인 개명 요구
딸 김주애와 손 꼭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YONHAP NO-288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8일에 진행된 북한 열병식에선 자신의 고모인 김여정을 밀어내고 전면에 나서는가 하면, 이번엔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 김 위원장과 함께 동행한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당시 김 위원장의 현지시찰 사진을 토대로 우표 디자인이 구성되는 등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이미 낙점된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반면 '백두혈통'을 강조하는 북한에서 여성 지도자가 탄생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지배적이었다.

2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25일)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 김 자신의 딸 김주애와 참석해 첫 삽을 떴다.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사업은 평양 북쪽에 4100세대의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의 군·청년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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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운데)가 주석단에 자리한 모습./연합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주애의 활동 방면을 넓히면서 후계자 내정 사실을 전 국민에게 알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번 김주애의 새 거리건설 착공식 참석에 대해 "현재 김주애의 행보를 관철시켜 봤을때 활동 공간을 군사분야에만 국한 짓지 않고 문화분야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주장했다. 과거 김정일도 김정은이 만 8세가 됐을 때 후계자로 내정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아울러 "김주애의 후계자 내정을 단정 짓는 단서 중 하나로 북한 선전매체인 노동신문에 실린 표현들을 꼽는다"고 설명했다. 노동신문은 김주애를 소개할 때마다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선대 수령, 그리고 김 총비서와 같은 현재 수령에게만 쓰이는 단어기도 하다.

정 실장은 이어 "최근 북한은 '주애'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여성들에게 개명을 하도록 강요하는 부분 역시 후계자로 이미 내정됐단 증거로 보인다"면서 "과거에도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이름을 가진 남성들에게 개명을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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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우표사가 공개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의 시험발사성공' 기념우표 모습. 우표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함께 찍은 사진이 담겨 있다./연합
최근엔 김주애의 얼굴 사진이 들어간 우표까지 발행됐다. 이로인해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낙점하고 필요한 작업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설도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에서 대미억제력을 위한 무기체계는 미래세대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상징성을 갖는다"며 "김주애는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하며 지키고자 한 미래세대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주애가 벌써 북한식 후계자로 내정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주애를 후계자 내정 단계라 규정하는 것은 근거가 많이 부족하다"며 "김주애를 유용한 정치 선전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해석했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김주애와 열병식을 놓고 둘러싼 후계자설에 대해 "김주애는 열병식 내내 자유롭게 행동했는데 통상 후계자에게 요구되는 절제된 자세나 태도들은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의 나이를 놓고 보면 향후 20~30년 더 권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긴 아직 이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주애를 전면에 내보이는 이유는 김주애 한명이 아닌 백두혈통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결국 모든 연결고리의 끝에는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맹세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한보다 남아선호 사상이 강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권력을 분산시키기 어렵단 설명이다.

한편,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7번째로, 군 관련 행사 이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7일 내각과 국방성 직원들 간 체육경기 관람 이후 2번째다.
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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