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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수조원대 석유 대금 증발 사건…대통령 최측근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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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3. 22. 16:22

제재 피해 암호화폐로 결제한 돈 증발 추정
VENEZUELA-OIL/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수도 카라카스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인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수조원대의 석유 판매금 증발 사건이 발생해 대통령 최측근 장관이 사퇴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타레크 엘 아이사미 석유장관은 전날 국영 석유회사(PDVSA)의 비리에 대한 수사를 지지하고 따르겠다며 사임했다.

베네수엘라 경찰청 반부패 범죄수사대는 베네수엘라의 경제를 지탱하는 PDVSA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장 1명, 판사 2명, 고위 공무원 3명과 암호화폐 규제기관 관계자를 최근 체포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PDVSA에서 최소 20명이 최근 며칠 동안 체포됐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에서 공직자들이 부패 혐의 사건으로 체포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엘 아이사미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서, 마약 밀매 혐의를 받아 미국 정부가 1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건 인물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번에 체포된 암호화폐 규제 관계자는 엘 아이사미가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 발행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는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암호화폐로 징수한 석유 판매 대금이 돈세탁 과정을 거쳐 증발한 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했다는 한 기자는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 석유가 미국 제재로 인해 암호화폐로 거래됐는데, 이 금액이 사라진 것이라는 게 경찰 판단"이라고 말했다. 어떤 암호화폐를 사용했고 어느 국가와 거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엘 아이사미 전 장관 사임을 수락하며 정부의 '부패 척결'에 대해 "쓰리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보이는 측근의 낙마에 마두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듯 정부기관에 대한 수사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군 당국 역시 이날 PDVSA 부패 혐의에 연루된 혐의로 일부 고위급 군 관계자에 대한 수사 개시를 발표했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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