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 한국어반 53곳 개설, BTS 등 K-컬쳐 영향
프랑스, 바칼로레아 정식과목에 '한국어' 채택
"교사 임용시험 한국어 채택·교과서 개발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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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방문한 프랑스 파리 끌로드모네 고등학교의 한국어 수업. 20여명의 학생들이 떠듬거리지만 또박또박 한국어로 답한다. 한국인 선생님이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과 한국의 경복궁 사진을 나란히 보여주며 "여기가 어디에요?", "누가 살았어요?", "가본 적 있어요?"라며 꼬리를 물며 학생들과 '한국어'로 묻고 답한다. 한국 음식 질문이 나왔을 때는 흔한 한식인 비빔밥, 갈비가 아닌 '순대'를 먹어봤다는 학생이 나오자 다들 놀라며 웃는다.
파리 올림피아드(13구) 내 위치한 끌로드모네고(高)는 1700여명이 재학 중이다. 19~20세기 유명한 프랑스 화가의 이름을 본 따 지은 공립예술학교로 시작한 이 학교는 현재 국제협력과 국제관계를 중시해 총 7개의 언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2017년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채택했다. 이 학교의 한국어반은 인근 학교 학생들도 들을 수 있는 연합수업으로 수강생이 총 47명이다. 프랑스 교육당국은 같은 해 한국어를 바칼로레아(프랑스 대학입학시험) 정식 과목으로 채택했다.
미셀 세르보니(Michel Cervoni) 끌로드모네고 교장은 "아카데미(한국의 교육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 와서 한국어 과목을 운영하게 됐는데, 한국어 과목을 채택하고 난 후에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운 것을 계기로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이만 엔고보(Iman Engobo.21)씨는 한국어 공부가 바칼로레아(프랑스 대학입학시험)에도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파리 시테대학 한국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대학 면접할 때 한국어를 잘 이해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며 "(한국어를 전공하지 않아도) 한국 기술이 많이 발전해 한국 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많은 회사가 있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끌로드모네고에서 한국어반 3학년 수업을 듣고 있는 리자 타르(Lisa Tarr.18) 학생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며 "케이팝(K팝), 춤이나 한복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끌로드모네고에서만 8년 이상 한국어 선생님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조윤정 교사는 "시간이 갈수록 10대 학생뿐 아니라 성인인 프랑스인들도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관심이 높아지는 걸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사는 "2017년에 BTS(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 영향으로 저도 아미(ARMY. BTS팬클럽)가 됐고 학생들과 교감하는 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한국어의 위상이 갈수록 더 높아지는 건 사실"이라며 "이 학교에 처음 왔던 해보다 그 다음해에 학생들이 2배로 늘었고 그 이후 계속 증가했다. 제2외국어로 한국어가 채택돼서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20명 이상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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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해외 초·중등학교는 43개국에서 1928곳에 달한다. '두 유 노 OOO?' 식의 질문이 식상해질 즈음 비로소 우리 문화의 뿌리인 말과 글에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유럽에서도 한국어 수업이 늘고 있는데 특히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도 한국어반이 가장 많다.
프랑스한국교육원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2021년을 기준으로 한국어반을 개설한 곳은 53곳이다. 영국(45곳), 독일(31곳)이다. 프랑스가 영국과 독일에 비해 교민수가 적음에도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윤강우 프랑스한국교육원장은 "현재 프랑스에서 일본어를 선택한 학교가 70개 정도 되는데, 일본어를 추월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한국어 인기는 대학 경쟁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학을 종합학과로 운영하는 프랑스의 시테대학과 이날코대학의 경우 한국학과의 경쟁률이 20대1에 이르고, 보르드몽테뉴대학의 한국어학과 경쟁률은 35대1 수준이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보르도몽테뉴대학-연세대 협업을 통해 사범대학 과정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만큼 여전히 한국어 교사나 한국어 교과서 등의 교육 및 인적환경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은 과제다. 한국어나 한국학 전공 학생들의 진로가 열려야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한국어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이곳 대학들도 한국어를 배운 학생의 진로를 어떻게 안내줘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프랑스 내의 한국어반이 늘고 있지만 현지 교사 임용시험에 한국어 과목은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어반 교사들의 신분이 아직 시간 강사이기 때문에 임용시험에 한국어 과목이 채택돼야 하고 한국어 교과서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