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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서 천년전통 잇는다’...봉은사 생전예수재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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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3. 04. 0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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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때부터 시작된 전통문화 재현...서울시 무형문화재
원명스님 "미리 닦는 불자의 삶과 생전예수재 맞닿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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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생전예수재 모습. 많은 비가 왔음에도 정성스럽게 차린 단 앞에서 스님들이 의식을 진행했다./제공=조계종 봉은사
현대식 빌딩이 늘어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천년전통'이 다시 살아났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영산재, 수륙재와 함께 불교의 3대 의식 가운데 하나인 생전예수재가 장엄하게 치러진 것.

생전예수재는 죽은 뒤에 행할 불사(佛事)를 살아 있을 때 미리 닦아 사후(死後)의 명복(冥福)을 빌기 위한 불교 전통의례다. 봉은사 생전예수재는 서울시 무형문화재이기도 하다.

6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봉은사는 윤달을 맞아 생전예수재를 전날 경내 대웅전 특설무대에서 봉행했다. 많은 비가 왔음에도 단을 꾸미고 재를 진행하는 스님들의 모습에는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법문에 나선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예수재는 살아있을 때, 시왕(저승에서 죽은 사람을 심판하는 열명의 대왕)에게 칠칠재(49일간의 재)를 올려 미리 선업을 닦는 의례로 가장 불교적 의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미리 닦는다'는 점에서 기도와 보시 등 다양한 신행(信行)을 살아 있는 동안 하는 '불자(불교 신자)의 삶'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또 원명스님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업을 닦는가 하면) 육바라밀을 통해서 한다. 보시하고, 지계를 지키고, 인욕하고, 정진하고, 선정을 닦으며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을 49일(칠칠재) 동안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다. 보시의 습관은 혼자만의 삶이 아닌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삶이다. 함께하는 삶을 아름답게하는 것은 베푸는 삶에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생전예수재는 사회와 국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서원하는 광대한 의미가 있다"며 "이 세상 만물을 분별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생전예수재 의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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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이 지난 5일 열린 생전예수재에서 법문을 하고 있다. 원명스님은 "생전예수재는 '미리 닦는다'란 불자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제공=조계종 봉은사
불교계에 따르면 생전예수재의 유례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조선 중기에 성행했으며, 현존하는 문헌에서 최초로 기록돼 있는 것은 조선 후기의 '동국세시기'다. 이 문헌 기록에서는 예수재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지금의 예수재라고 인정되고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봉은사는 최초로 예수재를 봉행한 사찰에 해당한다.

봉은사는 이런 역사성을 되살리고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다. 봉은사는 사단법인 생전예수재보존회(회장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를 2016년 6월에 설립, 생전예수재 설행과 교육 등을 진행했다. 또 예수재 시행에 있어서 고증에 맞게 단과 의례 장식을 배치하고, 지화 등의 장엄물 제작 과정에는 신도들이 직접 참여했다. 살아 있을 때 모든 이를 위해서 공덕을 짓는다는 생전예수재의 본뜻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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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봉행된 생전예수재 모습. 봉은사는 사단법인 생전예수재보존회(회장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를 2016년 에 설립해 유구한 예수재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제공=봉은사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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