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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태고종 신임 총무원장 상진스님 “팔관재 복원...문화로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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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3. 05. 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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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단 문화 잠재력 활용해 위상 회복 추진
"팔관재 복원은 신라·고려의 불교전통 계승"
종도에게 염불·자발적 참여·육바라밀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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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대 태고종 신임 총무원장 상진스님이 팔관재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양주 청련사에서 만난 상진스님은 종단의 잠재력이 크다며 문화로 다시 일어설 것임을 강조했다./양주=황의중 기자
다음 달 27일 임기를 시작하는 제28대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은 어깨가 무겁다. 한때 대한불교조계종 다음가는 한국불교 종단이 태고종이었지만 내부 갈등으로 인해 천태종·진각종보다 위상이 하락했다. 이 때문에 태고종 안에서도 위기의식이 컸고 위상회복을 내건 상진스님이 많은 사람의 지지로 총무원장에 당선될 수 있었다. 경기도 양주 청련사 주지를 지낸 상진스님은 1991년 철화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2011년 혜초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경남 마산 원각사 주지를 비롯해 태고종 총무원 문화부장·교무부장, 중앙종회의원 등 종단의 핵심자리를 두루 섭렵했다.

최근 경기도 양주 청련사에서 만난 상진스님은 태고종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불교의 전통의례를 그대로 보존한 종단인 이상 문화를 통해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할 힘이 있다는 것이다. 팔관재 전통을 복원하고 지역별 대법회를 열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다음은 상진스님과 나눈 얘기다.

-종단을 책임지는 자리를 맡게 되신 심경은.

"중임을 맡고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최대한 종단을 잘 이끌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태고종으로 입문하면서 총무원에서만 20년을 근무했다. 스님이 된 후 대부분의 시간을 총무원에서 일을 한 셈이다. 흉보면서 닮는다고 하는데 정작 나부터 그러지는 않는지 성찰한다. 돌이켜보면 훌륭한 어른 스님들이 많았다. 그런 걸 보면 태고종은 충분히 잠재력이 있는 종단이다."

-종도에게 바른 불자(불교 신자)가 되기 위해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가.

"염불이다. 어려운 참선과 달리 절을 처음 찾은 사람부터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천수경에서 말하는 '백겁동안 쌓인 죄가 한 생각에 없어지니 마른 풀이 타버리듯 남김없이 사라지네'가 가능한 수행이다. 염불은 내 마음에 부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찾는 것이다. 탐욕과 성냄 등을 염불하는 동안만이라도 놓는 행위다. 염불을 정성으로 하다보면 모든 세상이 다 부처라는 가르침을 깨닫게 된다."

-태고종만의 자랑이 있다면.

"한국불교태고종이란 종단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자랑은 고려말 태고보우(太古普愚) 대사가 우리의 종조라는 사실이다. 보우 대사는 중국 선종 육조 혜능 대사에서 나온 임제종 전통을 가장 완벽하게 이어받았고, 한국 불교 교학의 맥도 이어받은 분이다. 동시에 태고종은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다른 종단을 배척하진 않는 대승(大乘)정신을 지녔다. 다른 종단 출신 승려가 우리 종단에 입문해도 그 스님의 은사 스님을 바꾸라고 하지 않는다. 누구나 부처의 자질이 있는데 우리 교단 스승만 정통이고 다른 교단 스승은 잘못됐다고 하는 건 불교 교리에 어긋난다. 우리는 '모든 중생이 부처의 근본자질을 갖췄다'는 사상을 항상 실천하려고 한다."

-태고종의 위상이 많이 약해졌는데 어떻게 회복해야 한다고 보나.

"태고종의 위상 회복은 집행부는 물론 종도 모두가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로 다른 종단은 뉴스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는 너무 적다. 종단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네이버 밴드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많이 올려달라. 다만, 불만이나 건의할 사항은 익명이나 온라인을 통해서 올리지 말고 직접 총무원에 와서 해달라. 불만이 있을수록 익명의 가면 뒤가 아닌 얼굴을 맞대야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된다.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는 돼 있다. 또 우리가 가진 문화유산을 최대한 활용해서 문화로써 일어서려고 한다."

-문화유산 활용 계획이라면.

"안 알려졌을 뿐 우리 종단은 전통사찰·무형문화재·국가문화재 등이 풍부한 편이다. 그런 면에서 영산재를 봉행하는 신촌 봉원사와 상의할 일이 많다. 봉원사 옥천범음대학을 예술대학으로 지위를 격상시키고 영산재 작법을 통일하는 문제 같은 것 말이다. 각 사찰의 문화행사 활성화를 위해 총무원이 지원하려고 한다. 포교 강화를 위해 지역별 대법회도 생각하고 있다. 대법회 법문은 해당 지역 태고종 사찰의 어른 스님이 하는 방식으로 하면 교구도 활성화된다. 포교원장은 대법회 추진을 전담할 만한 사람으로 뽑겠다. 지금은 사라진 고려 팔관회, 즉 팔관재를 복원하는 것도 목표로 삼고 있다."

-팔관재 복원이 갖는 의미는.

"팔관재 복원은 2005년부터 생각했던 일이다. 이제 총무원장이 됐으니,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불교의 기본 계율인 오계(五戒·불살생, 도둑질하지 말 것, 거짓말하지 말 것, 성적으로 문란하지 않을 것, 술 마시지 않을 것)에 율장(대장경 중 하나로 계율 모음집)에 있는 세 개의 계율(제때가 아니면 음식을 먹지 않는다, 화려하게 몸단장하지 않는다, 높고 화려한 평상에 앉지 않는다)을 더한 8개의 계율을 대중이 받는 행사다. 현재 스리랑카 등 남방불교 쪽에서 하는 포살(계를 받고 자기반성하는 행사)에서 유래됐다. 원래는 불교행사였으나 신라 때 호국·전사자를 기리는 위령재에 일종의 '추수감사절'이 더해진 게 팔관재다. 전란이 늘상 있던 삼국시대에 최소한 추수철에는 휴전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던 것 같다. 이후 고려 시대에는 왕실행사로 격상됐다. 고려 태조 왕건은 유훈인 '훈요십조'를 통해 팔관회를 꼭 챙기라고 할 정도였다. 고려 때 팔관재는 첫날은 모든 사람이 먹고 마시며 즐기다 다음 날 팔계를 받고 다시 경건한 삶을 시작하는 식이었다. 지위고하를 떠나 다같이 즐기고 다음 날 한마음으로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는 장치였다. 우리 종단이 팔관재를 복원한다면 국악인들을 불러 재의 첫날은 놀이마당으로 만들어 일반인과 함께할까 한다. 팔관재 복원은 신라·고려의 불교전통을 계승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은혜를 입은 일은 대리석에 새기고 원한이 맺힌 일은 모래밭에 새겨라. 은혜는 갚는 것이 아니라 잊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갚는 것과 같다. 베풀고, 지키고, 참고, 노력하고, 바른생활과 지혜로운 삶을 추구하는 육바라밀(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은 사회에서 존경받는 사람으로 만드는 비결이다. 육바라밀은 종교를 떠난 보편적인 진리니, 이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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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를 입은 일은 대리석에 새기고 원한이 맺힌 일은 모래밭에 새겨라"란 당부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친 상진스님./양주=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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