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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아봤냐” “X같네” 학부모·학생 폭언 심각…“교사 보호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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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3. 07. 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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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노조, 전국 초등교사 2300명 대상 설문
교권침해 유형 '학부모의 악성 민원'(49.0%) 가장 많아
전교조 설문에서도 교사 81.6% 학부모 민원 꼽아
초등교사 극단선택에 교사들 분노 감정 87.5%
계속되는 서이초 교사를 향한 추모
25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시민들이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고 있다. /연합
초등학교 교사 대부분(99.2%)이 교직 생활 중 교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 유·초·중등 교사 10명 중 8명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교육활동 중 가장 어려움으로 꼽았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25일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21∼24일 전국 초등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237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의 99.2%다.

교권침해 유형으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49.0%)이 가장 많았다.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이 44.3%, '학부모의 폭언·폭행' 40.6%, '학생의 폭언·폭행' 34.6% 등이 뒤를 이었다.

초등교사노조는 교권침해 사례도 접수했는데 나흘 만에 교사 2000여명이 참여했다. 접수된 내용 가운데는 욕설과 폭언 등 교사의 인격을 모독하는 내용이 다수였다.

한 교사는 학부모 상담일에 여러 명에게 "올해 결혼할 계획이 있나, 혹시 계획이 있다면 학기 중에는 수업 결손이 생기니까 방학 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한 학부모는 본인의 자녀가 따돌림을 당했다고 항의하면서 학교로 찾아와 교사에게 "애는 낳아봤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욕설과 막말, 폭행까지 인격침해가 더 심각했다. 다른 친구를 가위로 찌르려는 학생을 교사가 저지하자 본인만 제지한다고 분노하면서 교사에게 여러 차례 주먹질을 하는 사례도 접수됐다.

학생이 수업 중 큰 소리로 "아, 재미없어, 이거 왜 해, X같네" 등의 욕을 한 사례도 있었다. 학생이 교사에게 "공무원이 나랏돈 받고 뭐 하는 거냐, 자격이 있냐, 여기 있는 이유가 뭐냐" 등의 막말을 욕과 한 사례도 나왔다.

학생이 교사를 몰래 촬영해 단체채팅방에 공유하고 성희롱을 일삼은 사건도 있었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교사들은 각종 악성 민원과 교권 침해, 아동학대 위협을 맨몸으로 감당하며 무력감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며 "교육활동뿐 아니라 교사도 보호해 교육이 바로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이날 전국 유·초·중등 교사 1만4500여명 중 81.6%가 교육활동 중 어려움을 겪었던 항목으로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을 꼽았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지난 22~23일 실시한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며, 재발방지 대책 의견조사 결과'를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사 10명 중 3명(28.6%)은 학부모 민원 발생 시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동료 교사들의 지원'은 65.2%이었으며, 교육청 지원을 경험했다는 응답률은 1.8%에 불과했다.

특히 교사들은 이번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분노의 감정'(87.5%)을 가장 많이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무력감(75.1%), 미안함(68%), 우울(61.1%) 등의 감정들이 뒤를 이었다.

교사들은 학부모 갑질과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가 보호받을 수 있는 대책으로 '교권침해 사안 교육감 고발 의무 법제화 등 가해자 처벌 강화'(63.9%)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학부모 인식 제고와 교육 및 서약서 등의 확인 절차'(45.9%), '관리자가 직접 민원에 대응하는 방안'(45.6%) 등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

교육당국의 교권보호 대책에 대해서는 95.5%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의 89.2%가 '관련 법 개정을 통한 정당한 교육활동의 아동학대 처벌 방지'를 내세웠고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및 교육부 고시에 교사의 생활지도권 구체적 명시'(66.2%) 등도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교조는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악성 민원 근절',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교권 침해 학교장책임제 실현'이라는 3대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13개 대책안을 마련했다"며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과의 교섭, 국회 입법 활동을 통해 관련 제도 도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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