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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시아 전범 증거 ICC와 공유 결정…“중대한 스탠스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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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7. 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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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협조 꺼리던 美…러시아 전범 증거 공유하기로
UKRAINE-CRISIS/ANNIVERSARY-CEMETERY
지난 1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묘비가 줄지어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역사적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협조에 소극적 태도를 취해왔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조사를 위해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ICC와 증거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정부에 증거 공유를 시작하라고 조용히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전날부터 의회 주요인사들에게 ICC와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증거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통지하기 시작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이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전쟁 발발 초기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명확했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범죄와 잔혹행위의 가해자와 조력자들의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CC 미가입국인 미국은 마찬가지로 ICC에서 탈퇴한 러시아의 전쟁범죄에 대해 ICC와 협력할 경우, 해외에서 작전을 벌이는 자국 군인과 정보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키울 우려가 있다며 증거 제공을 꺼려왔다.

특히 미 국방부는 "미군 보호가 최우선 사항"이라며 ICC와의 증거 공유를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 등 분쟁지에서 수시로 전쟁범죄 의혹에 휘말렸으며, 이 때문에 국제법을 자국 이익에 따라 선택적으로 준수한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의 증거 공유 차단에 대해 미 의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결국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미국 정부 정책의 중대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미 상원 법사위원회의 민주당 소속 딕 더빈 위원장과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높게 평가했다. 이들은 "몇 달 동안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한 끝에, 마침내 ICC의 조사를 지원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책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1998년 로마규정에 따라 설립된 상설 재판소로 전쟁범죄, 제노사이드(소수집단 말살), 반인도적 범죄 등을 다뤄왔다.

ICC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납치해 강제로 러시아 본토로 이주시키는 전쟁범죄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전쟁터에서 대피시켰을 뿐 '납치'나 '강제이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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