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발휘해서 화엄사 등 사찰 지켜낸 공덕 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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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혁 경무관은 1920년 음력 7월 7일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17살의 나이로 중국 상해로 건너가 독립투사의 길을 걸었고, 6.25전쟁이 일어나자 7사단 직속 구국유격대장으로 전장에 나섰다. 그 후 1950년 12월에 전북지역의 무장공비 토벌을 위해 제18전투경찰대대 초대 대대장으로 경찰에 투신했다. 이후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지리산, 덕유산 자락을 누볐다.
이때 차 경무관은 산사가 빨치산의 초소로 활용되는 것을 우려한 상부로부터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명령을 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강하게 반대했지만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민 끝에 화엄사의 문짝들만 떼어내어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명령은 따르되 천년고찰은 지켜내기 위한 지혜였다.
당시 차 경무관이 남긴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충분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천 년 이상의 세월로도 부족하다"는 말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고인의 공덕을 기리고 민족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화엄사에 차 경무관의 공덕비(1998년 송월주 총무원장의 발원으로 세움)를 조성했다. 지난해 10월 2일 64주기에는 경내 공덕비 앞에서 첫 추모행사를 가졌으며, 65주기인 올해는 첫 추모 다례재를 각황전에서 갖기로 결정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고인과 같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한 선각자가 있어 더 많은 문화재의 소실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면서 "불교계의 마음을 모은 이 공덕은 화엄사의 천년역사와 더불어 민족문화유산보존에 대한 후손들의 존경과 감사의 징표로서 선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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