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 속 효 관련 얘기 많아"
간절함 중요...기도 가피 직접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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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의 종갓집이란 자부심이 큰 곳답게 통도사 승가대학(강원) 학장인 강주(講主)는 맡기 힘든 자리다. 오는 30일 백중(百中·우란분절)을 며칠 앞두고 만난 인해스님은 자리에 걸맞게 역사와 경전에 해박했다. 해인사 강원과 조계종립 승가대학원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사편찬위원회 사료과정을 수료했고 (사)가야문화진흥원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통도사 김해 포교당 바라밀선원 주지이기도 하다.
인해스님은 불교가 가족과 효(孝)의 가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백중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도사는 백중기간 천일기도를 진행한다. 진신사리를 모신 곳답게 기도 효험이 유명하다. 인해스님은 이를 직접 체험한 사람으로서 불자(불교 신자)들에게 효심과 간절함을 강조했다.
-통도사 강원에 대해 알려달라.
"통도사 일주문 주련(기둥에 쓴 글)에 '불지종가 국지대찰(佛之宗家 國之大利)'이라고 쓰여 있다. 바로 통도사가 절의 종갓집이요. 나라의 큰절이라는 뜻이다. 통도사승가대학도 사격(寺格)에 맞게 전국에서 가장 학인(학생)스님의 숫자가 많다. 옛날 전통을 가장 잘 이어오면서도 현대에 맞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간경·염불·의례 등 스님으로서의 위의(威儀)를 전통방식으로 익히고 있다. 경전수업의 경우 훈고학적 전통을 기본으로 깔고 있지만 오늘날의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소개해서 시대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백중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부처님의 말씀 속에는 효에 관련된 얘기가 많다. 효와 관련된 대표 경전으로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목련경(目連經) 우란분경(盂蘭盆經) 등이 있다. 그중에서 부모은중경은 유교의 효경(孝經)과 비슷한데 부모님의 은혜가 크고 깊음을 구체적으로 열 가지 큰 은혜, 십대은(十大恩)으로 설명했다. 특히 부모은중경은 효경과 달리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 중 하나가 우란분재(盂蘭盆齋·백중 재) 때 부모님을 위해 삼보(三寶)에 공양하는 것이다. 부처님(佛)과 부처님의 가르침(法)과 부처님을 따르는 스님들(僧)을 삼보라고 하는데, 이 삼보를 중생들이 누리는 복의 기원이 되는 복밭(福田)이라고 표현한다. 우란분재의 '우란분'이란 산스크리트어 '울람바나(Ullambana)'를 음을 한역한 말로써 '거꾸로 매달린 것을 위로 끌어올린다, 즉 구제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우란분이란 생전에 지은 무거운 죄업으로 인해 지옥에서 고통받는 영가를 구제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우란분재의 '재'란 원래 인도에서 부처님께서 살아계실 때 부처님과 제자들을 초청해서 대접하는 것을 말했다. 이런 전통이 중국으로 와서 사찰에서 의식을 하고 난 뒤 많은 사람에게 음식을 베푸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도 고려시대 때부터 나라에서 수많은 스님에게 공양을 올리고 백성들에게 음식을 베풀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우리들이 부처의 제자로서 가르침에 따라 효를 닦고자 한다면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부모님과 조상님을 위해 이러한 전통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통도사는 자장율사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이다. 기도 효험이 있는 곳으로 잘 알려졌다.
"나부터 기도의 효험을 봤다. 천일기도를 하면서 500일 정도 되니까 나의 업이 보이더라. 그러면서 진정으로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됐고 '부처님 감사합니다'가 저절로 입에서 나왔다. 이후 매일 아침에 눈을 뜨면 이 말을 한다. 2년 차쯤에 됐을 때부터는 병원을 안 가게 됐다. 원래 몸이 약해서 병원을 자주 찾는 편이었다. 3년 차가 되자 김해 바라밀선원 건립 불사가 이뤄졌다. 이론적으로 볼 때는 이루기 어려운 불사였다."
-강주로서 조상 천도와 관련해서 경전 가르침 중 기억했으면 하는 구절은.
"경전에선 '작은 모래알이라도 물에 가라앉지만 큰 바윗돌이라도 배 위에 실으면 물 위에 뜰 수 있듯이, 사람의 죄업도 비록 작은 것이라도 악한 과보를 받게 되지만 아무리 큰 죄업이라도 부처님의 공덕을 의지하면 제도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해 재를 올리는 것은 배에 큰 바윗돌을 실어 물 위에 띄우는 이치와 같다. 영가(죽은 사람의 영혼)의 죄업이 비록 무겁다고 할지라도 부처님의 공덕이라는 큰 배에 의지한다면 영가께서 원하시는 곳으로 마땅히 이르게 될 것이다."
-백중 천일기도 말고도 소개할 만한 통도사의 주요 행사가 있다면.
"우선 올해 1378주년을 맞는 통도사 '개산대제(開山大祭·사찰 창건기념일)'가 있다. 매년 자장율사 제일(祭日·음력 9월 9일)을 전후로 열린다.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할 당시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 경전을 모셔 와 산문을 연 모습을 재현하는 등 다양한 의례를 볼 수 있다. 아울러 개산대제를 한 달여 앞두고 영축문화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는 학인스님들의 서예전, 통도사 스님들의 사진전 등 각종 전시회와 시연회가 열린다. '화엄산림법회(華嚴山林法會)' 또한 불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중요한 행사다. 화엄산림법회에서 '화엄'은 화엄경을 말하며, '산림'이란 아만심을 없애고 공덕의 숲을 키워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화엄산림법회는 자장율사의 화엄경 법회에서 유래한 전통이다. 근대적 연원은 통도사 극락암에 계셨던 고승 경봉스님의 화엄경 법회에서 시작된다. 1970년대부터 통도사에서 동짓달 한 달간 열리기 시작했다. 매년 이 법회 동참인원만 수만 명을 넘고, 매일 1000명 이상이 법회에 동참하며 위패를 모신 영가는 10만위 이상이다. 이제는 가장 이름난 스님들을 한자리에 모셔서 법문을 듣는 국내 최대 법회가 됐다."
-마지막으로 도움이 되는 한마디를 해주신다면.
"반복된 행동은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곧 자신의 견해와 가치관을 바꿔서 자신의 운명도 달라진다. 마하트마 간디가 남긴 말인데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말이다. 불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공부해 보면) 마음에도 층이 있다. 깊은 마음으로 바라보면 깊이 변화하고, 얕은 마음으로 바라보면 아주 작은 티끌만큼 변한다. 간절히 기도하자. 간절하면 통하고,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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